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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스토리 정리 4부(4-3) - 용의 날

gyu30 2021. 5. 27. 06:51

 

 

 

10년

 

 

그동안 붉은 용의 위상, 생명의 어머니 알렉스트라자는 용아귀 부족에 의해 감금된 채로 계속해서 강제로 알을 낳는 암탉 신세로 지내고 있었다. 네크로스가 가진 드래곤 소울의 힘은 여전히 유효했기에 붉은 용들은 어찌 손쓸 도리 없이 알렉스트라자가 임신과 산란을 반복하는 것을 그저 지켜봐야 했다.

 

 

임신, 임신, 또 임신... 그/아/아/앗!

 

 

드레노어에서 검은용군단을 재건하는데 실패한 데스윙은 이들 용아귀 부족을 혹시 모를 얼라이언스의 위협으로부터 지키고자 했다. 붉은 용의 알이 충분히 모였을 때 그것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하기 위함이었다. 나아가 얼라이언스의 분열을 초래하여 세력을 약화시키고자 한 데스윙은 다발 프레스톨 경이라는 귀족의 신분으로 위장하여 로데론 귀족층을 분열시키고 호드 잔여 병력 추적 임무의 행정을 마비시켰다.

 

이때 데스윙의 딸 오닉시아와 아들 네파리안도 인간의 모습으로 함께 아버지의 활동을 도왔다. 오닉시아는 '카트라나 프레스톨'이라는 이름의 귀족으로 분장하고 스톰윈드의 왕궁에 잠입했다. 그녀는 스톰윈드의 재건 작업을 망치고 지역 정치에 간섭하며 스톰윈드를 로데론 등 북부의 왕국들로부터 고립시켰다. 네파리안은 검은바위 산에 모인 오크들을 만나 그들을 부리며 그곳을 검은용군단의 새로운 근거지로 삼았다.

 

 

얼라이언스 곳곳에 침투한 데스윙 일가

 

 

어느 정도 작업이 진척되었을 때, 데스윙은 달라란의 마법사 로닌이 이끄는 얼라이언스의 소규모 부대를 용아귀 부족의 비밀 거처로 유도했다. 혼란통을 만들어 그 틈에 붉은 용의 알과 드래곤 소울을 모두 가져가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 장소에 참전한 이들은 몇 명 더 있었다. 알렉스트라자의 남편 코리알스트라즈와 그의 동료들이었다.

 

붉은용 코리알스트라즈는 '크라서스'라는 이름의 강력한 하이엘프 마법사로 모습을 바꾸고서 자신의 아내를 구하기 위해 그림 바톨로 뛰어들었다. 하이엘프 순찰자 베리사 윈드러너(윈드러너 3자매 중 막내), 드워프 그리핀 기수 폴스타트 와일드해머도 함께였다.

 

 

그림 바톨로 모여든 자들

 

 

이때 전투가 펼쳐지는 동안 알렉스트라자가 사슬을 끊고 풀려났다. 네크로스는 재빨리 드래곤 소울로 제압을 시도했으나 알렉스트라자는 그를 통째로 집어삼켜버렸다. 그리고 곧바로 그동안의 분노를 데스윙에게 돌렸다.

 

그 틈에 크라서스와 일행은 드래곤 소울의 결함을 찾아내어 유물을 파괴했다. 그 순간, 유물에 갇혀 있던 마력이 풀려나 용의 위상들에게 되돌아갔다. 데스윙은 힘을 되찾은 위상들을 상대할 수 없었다. 데스윙은 또다시 도망쳤고, 붉은용들은 마침내 자유를 되찾았다. 

 

 

용의 위상들이 힘을 되찾은 그림 바톨 전투

 

 

얼마 후, 로닌과 베리사는 눈이 맞아 결혼했다. 크라서스와 알렉스트라자 역시 오랜만에 신혼 생활에 들어갔다. 용맹한 폴스타트만이 홀로 고향으로 복귀했다. 폴스타트는 왠지 모를 패배감에 한동안 치를 떨어야 했다.

 

 

 

15년

 

수년 전, 드레노어는 파괴되었고, 원정대는 아제로스로 돌아가지 못했다. 그동안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전쟁에 관련된 모든 이들은 각자의 운명에 따라 흩어졌다.

 

로서의 후예들은 드레노어가 파괴될 당시 아제로스에 여파가 미치지 않게 하기 위해 어둠의 문을 파괴하여 스스로 고립됐다. 아제로스의 사람들은 원정대가 죽었다고 생각해 그들을 기리는 동상을 만들었지만 그들은 죽지 않았다. 카드가와 쿠르드란, 트롤베인은 아웃랜드에 남아 검은 사원을 점거한 '타락한 호드'들을 상대하며 계속해서 국지전을 벌였다. 타락한 호드는 아웃랜드에 새로 찾아온 불타는 군단의 악마 마그테리돈에게 굴복하여 그를 따르는 세력이었다.

 

투랄리온과 알레리아는 드레노어 파괴 당시 혼란통에 다른 동료들과 헤어지고 말았다. 그들은 뒤틀린 황천에 갇혔고, 그곳에서 뜻밖의 존재와 만났다. 시초의 나루 제라였다. 필멸의 생명을 인도하고 길러낸 빛의 생명체 나루들 중에서도 제라는 특히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다. 그녀는 오래전 불타는 군단에 맞서 싸우는데 헌신할 이들을 규합하여 빛의 군대를 만들었다. 그 구성원은 대부분 드레나이들이었지만 제라는 아제로스의 두 후예가 훗날 불타는 군단의 약점을 밝힐 열쇠라는 계시를 갖고 있었다. 그녀의 제안에 따라 결국 투랄리온과 알레리아는 빛의 군대에 합류했다.

 

 

스톰윈드 입구에 만들어진 <로서의 후예들>의 석상

 

 

반대로 아제로스에 남은 오크들은 어떻게든 살아남아 아제로스에 적응해야 했다. 

 

전쟁노래 부족의 그롬마쉬 헬스크림은 고향에 남겨두고 온 아들 가로쉬 헬스크림을 그리워했지만 고향으로 돌아갈 방법은 없었다. 그롬은 슬픔을 뒤로 한 채 전쟁노래 부족을 이끌고 북쪽의 외딴 슬픔의 늪에 자리를 잡았다. 그들은 전열을 가다듬으며 때를 기다렸다. 그롬에게 있어 오크와 인간 사이에 평화는 절대 있을 수 없었다.

 

검은바위 산에 자리 잡았던 블랙핸드 형제는 자신들이 호드의 정당한 후계자임을 강조하며 차근히 잔존 호드 군대를 강화해왔다. 그러나 검은 용 네파리안이 나타난 후로는 그의 꼭두각시 신세가 되고 말았다.

 

전쟁 전에 이미 알터랙 산맥에 자리 잡았던 서리늑대 부족은 그곳에 새로운 터전을 일구었다. 알터랙 산맥은 춥고 가혹한 환경이었지만 그들은 그런 환경에 익숙했다. 부족의 원로 드렉타르는 아제로스에 충만한 정령과의 유대도 되살려 그것을 이용해 부족을 안전하게 지켰다.

 

혼혈부족 모크나탈의 전사 렉사르는 최근의 모든 사태를 혐오스럽게 바라봤다. 호드에 대한 그의 충성심은 이제 먼지가 되었다. 한참 전에 아이트리그가 그랬듯, 렉사르 역시 아제로스의 자연으로 들어가 홀로 세계를 방황했다.

 

살게라스의 무덤에서 간신히 살아남았던 초갈과 황혼의 망치단은 바다 건너 서쪽 칼림도어 대륙으로 향했다. 그들은 처음에 칼림도어 남쪽에 정착하려 했으나 그들을 추적해온 가로나의 방해로 새로운 거처를 계속 찾아 헤매야 했다. 어디가 됐든 초갈과 그의 추종자들은 언제든 고대 신의 부름에 응할 준비가 된 자들이었다.

 

얼라이언스에게 붙잡혔던 오그림 둠해머는 수용소를 탈출했다. 이 사건은 얼라이언스 내부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오그림을 중심으로 호드가 또다시 뭉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얼라이언스는 다시는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수용소의 감시와 방어를 한층 강화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오크는 이미 그럴 의지가 없는 상태였다. 달라란의 한 마법사는 그들의 몸에서 지옥 마법이 빠져나가는 증상을 발견했다. 얼라이언스 구성원들은 오크들의 그런 무기력한 상태에 무척 만족해했다. 오크들은 더 이상 위협이 될 수 없었다. 그 사이 오그림은 서리늑대 부족에 망명하여 한동안 은둔의 삶을 살기로 한다.

 

 

죽거나 뿔뿔이 흩어진 호드

 

 

아제로스의 새로운 위협은 다른 곳에서 퍼지고 있었다. 킬제덴은 오크를 이용한 아제로스 침략의 실패를 감안하여 새로운 군대를 고안했다. 그 어떤 고통도, 공포도 느끼지 못하는 망자들로 이루어진 세력, 언데드 군대였다. 킬제덴은 넬쥴에게 언데드를 다루는 힘과 함께 리치왕이라는 호칭을 부여했다. 그리고 엄청난 마력을 소모하여 뒤틀린 황천에서 아제로스로 통하는 작은 차원문을 열었다. 리치왕의 얼어붙은 감옥은 밤하늘을 가르며 아제로스의 북쪽, 얼어붙은 대륙 <노스렌드>로 떨어졌다. 낙하하는 동안 일그러진 그의 감옥은 왕좌를 닮은 모양으로 바뀌어 있었다. 킬제덴의 명을 받은 악마들은 리치왕의 얼어붙은 왕좌 주위에 <얼음왕관 성채>를 건설했다.

 

그동안 리치왕은 노스렌드 곳곳에 흩어진 토착 생명체들에게 의식을 확장하여 정신을 어둡게 물들였다. 수천 년간 전쟁에 굶주려 있던 브리쿨, 야만적인 얼음 트롤, 어둠땅에서 영혼을 수집하는 발키르, 용의 안식처 주변에 살고 있던 인간들 등등. 리치왕은 역병의 힘을 통해 그들을 죽이고 언데드로 다시 일으켰다. 그중 가장 애를 먹은 것은 고대의 곤충 종족 네루비안들이었다. 네루비안의 지도자 아눕아락은 리치왕의 역병 공격 시도를 간파해 수년간 저항했다. 하지만 리치왕은 결국 그들마저 굴복시켰다. 조금씩 죽어나간 네루비안 시체들이 지속적으로 언데드화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노스렌드에서 리치왕에게 거역할 자는 없었다.

 

 

고대 곤충 종족 네루비안의 지도자 '아눕아락'

 

 

노스렌드를 정복한 리치왕은 아제로스 곳곳에도 자신의 의식을 퍼뜨려 자신을 도울 이를 찾았다. 그의 부름을 들은 가장 강력한 이들 중 하나는 달라란의 마술사 의회, 키린 토의 옛 지도자 켈투자드였다. 켈투자드는 한때 비전술로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었던 학자였다. 그러나 2차 대전쟁 이후 발견한 새로운 학문인 강령술을 연구하다가 추방되고 말았다. 분노와 좌절에 매몰되어 있던 그에게 리치왕의 속삭임은 매우 달콤한 것이었다. 켈투자드는 강령술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리치왕에게 경외심을 느끼며 그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타락한 달라란의 마법사 '켈투자드'

 

 

켈투자드는 이후 로데론에서 자신의 재산과 능력을 활용해 주민들을 선동했다. 가난한 하층민들은 왕정에 대한 환멸감을 자극했고, 귀족이나 지주들에겐 불멸의 삶을 미끼로 자신의 추종자로 만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을 모아 은밀한 지하무덤 아래 <저주받은 자들의 교단>이라는 종교 단체를 창설했다. 그들은 어두운 성채 아래에서 강령술을 이용한 끔찍한 실험들을 자행했다. 뭣보다 가장 공을 들인 것은 로데론의 곡물 보급을 이용해 역병을 퍼뜨릴 계획에 대한 준비였다. 켈투자드는 희생자의 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발병 전에 인간이 오염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을 만큼 역병의 잠복 기간을 늘리는데 집중했다.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리치왕의 충성스러운 언데드 병력은 끝도 없이 불어날 것이다.

 

 

은밀하게 만들어진 <저주받은 자들의 교단>

 

 

아제로스에 새로운 어둠이 드리워지고 있는 가운데, 인간 왕국은 전쟁의 피해를 복구하여 점차 과거의 번영을 되찾고 있었다. 

 

스톰윈드의 어린 왕자였던 바리안 린은 어느새 어엿한 왕이 되어 공정하고 선견지명을 갖춘 지도자로 성장했다. 그는 스톰윈드 재건을 감독했으며 티핀 엘레리안이라는 귀족 여인과 결혼했다. 그들은 2차 대전쟁에서 장렬히 전사한 사령관, 안두인 로서를 기리며 아들에게 안두인 린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그러나 몇 년 후 바리안은 오닉시아에 의해 배로 납치되었다가 난파되는 수난을 겪는다. 기억을 잃은 채 칼날바위 만에 표류한 바리안 린은 오크 검투사 마스터 레가르를 만나 검투사 수련을 받기 시작한다.

 

쿨 티라스의 공주 제이나 프라우드무어는 오랜 달라란 마법 유학을 마치고 전설적인 대마법사 안토니다스의 곁에서 비전 마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제이나의 연인이자 로데론의 왕자 아서스 메네실은 은빛 성기사단에 가입하여 성기사가 되었다. 비록 고집불통에 완고한 면이 있었지만 아서스는 용감한 영웅의 자질을 보였으며 아무리 위험한 일이라도 물러서는 법이 없었다. 얼마 후 로데론에 역병이 창궐했을 때, 제이나와 아서스는 이를 조사하고 해결하기 위해 함께 동분서주하게 된다.

 

한 명의 오크 역시 세상에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부모를 잃고 인간의 손에 맡겨졌던 듀로탄의 아들 쓰랄이었다. 그는 동부 대륙에 흩어져 있던 오크들을 규합하여 과거와 다른 새로운 기치를 내건 신생 호드를 만들기 시작했다. 

 

새로운 영웅들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