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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스토리 정리 5부 - 부족의 지배자

gyu30 2021. 5. 28. 02:39

18년

 

 

인간과 오크의 2차 대전쟁이 끝난지도 벌써 12년이 흘렀다. 인간에 의해 쓰랄이라는 이름을 부여받았던 오크 아이는 고등 학문과 전술 전법을 폭넓게 배우며 빠르게 성장했다. 그를 주워다 키운 애델라스 블랙무어라는 인간의 후원 덕분이었다.

 

 

남다른 운명으로 살게 된 쓰랄

 

 

애델라스 블랙무어는 로데론의 귀족 장교였다. 2차 대전쟁 당시 활약한 그는 현재 던홀드 요새에서 포로 수용소 소장직을 맡고 있었다. 다나스 트롤베인이 없는 지금, 그는 사실상 모든 오크 수용소의 총 책임자였다.

 

하지만 블랙무어는 자신이 수용소 감시직을 맡은 것이 얼라이언스 지도부로부터 모욕을 당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아버지 에델린 블랙무어는 오래전 군사 기밀을 알터랙에 팔아넘겨 배신자로 낙인 찍혔던 과거가 있었다. 즉 역적의 자식이라는 출신의 한계 때문에 애델라스는 쭉 괄시를 받아왔고, 수용소 감시직 역시 그런 괄시의 일환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것은 그가 로데론 정부에 반란을 일으키려는 야심을 품는 계기가 되었다.

 

 

오크 수용소 관리자 '블랙무어'

 

 

그러던 차에 오크 고아 쓰랄을 얻었다. 블랙무어는 쓰랄을 유능한 전사로 키웠다. 훗날 쓰랄을 수용소 오크들의 지도자로 내세워 그들로 구성한 오크 군대를 이용해 로데론을, 나아가 인간 왕국들을 전복하기 위함이었다. 재능이 뛰어났던 쓰랄은 블랙무어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놀랍게 성장했다. 그는 검투사로써도 뛰어난 활약을 보여 일대에 명성을 알렸다.

 

 

일명 <던홀드의 쓰랄>

 

 

하지만 쓰랄은 블랙무어를 진심으로 따르지 않았다. 블랙무어는 매우 잔혹하고 거만한데다 술꾼이었다. 그는 쓰랄을 걸고 곧잘 도박을 즐겼고, 뭣보다 쓰랄에게 자유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애초에 오크 아이에게 붙여주었던 이름 그대로, 쓰랄을 노예처럼 부렸다.

 

 

핍박받는 쓰랄

 

 

쓰랄은 블랙무어의 하인 클라니아에게 맡겨져 그녀의 젖을 먹고 자랐다. 물론 클라니아 역시 주인의 명령 때문일 뿐, 오크 아이에게 젖을 먹인다는 것을 탐탁지 않아 했다. 오직 클라니아의 어린 딸 타레사 폭스턴만이 젖먹이었던 쓰랄을 편견 없이 친동생처럼 아끼며 애정을 쏟았다. 그녀 덕분에 쓰랄은 비뚤어지지 않고 자랄 수 있었다.

 

 

타레사, 그녀가 없었다면 지금의 쓰랄은 없었을 것이다.

 

 

블랙무어의 잔혹한 학대는 갈수록 심해졌다. 어느 날 쓰랄은 투기장에서 8연속 전투 강요를 받은 탓에 지쳐 패배했다. 그날 밤 블랙무어는 쓰랄에게 심하게 매질을 했고, 이를 계기로 쓰랄은 결국 블랙무어로부터 탈출을 결심한다.

 

쓰랄이 마음을 굳히자 타레사는 적극 도왔다. 마굿간에 불을 질러 소동을 일으킨 후 약속 장소에서 식량을 전달하고 오크 레지스탕스들에 대한 정보도 알려주었다. 그러나 타레사는 이 일을 블랙무어에게 들켜 그 대가로 강제로 그의 정부가 되고 말았다. 사실 이전부터 그녀는 매일 밤 블랙무어에게 유린당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리 없는 쓰랄은 탈출에 성공해 로데론 너머로 사라졌다.

 

 

처음으로 세상 밖으로 나가는 쓰랄

 

 

탈출 후 쓰랄은 다른 오크 수용소들을 찾아 긴 여행을 떠났다. 그러나 그의 기대와 달리, 수용소엔 주체적인 삶의 의욕을 상실하고 인간의 노예로 적응해버린 한심한 오크들뿐이었다. 무기력증에 걸린 그들은 그 어떤 의지도 없었다. 쓰랄은 다시 발걸음을 돌려 아제로스에 남아있던 또 다른 오크들, 전쟁노래 부족에게로 향했다.

 

전쟁노래 부족의 족장 그롬마쉬 헬스크림은 레지스탕스를 이끌며 얼라이언스에 저항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찾아온 쓰랄에게 오크의 전통문화와 생활양식 등을 전해주며 이후 쓰랄이 목표를 갖고 살도록 하는 데에 큰 영향을 주었다. 또한 쓰랄이 본래 서리늑대 부족 출신이라는 것도 알려주었다. 젖먹이부터 인간 손에서 자랐던 쓰랄로서는 전쟁노래 부족에서 배우고 겪은 것들이 매우 큰 경험이 되었다.

 

 

방황하는 쓰랄에게 정체성을 찾아준 그롬마쉬 헬스크림

 

 

쓰랄은 다음으로 자신의 핏줄 부족인 서리늑대 부족을 찾아가 원로 주술사 드렉타르를 만났다. 듀로탄이 죽은 이후 서리늑대 부족을 이끌어온 장로 드렉타르는 자신을 찾아온 쓰랄이 듀로탄의 아들임을 바로 알아보았다. 그동안 아제로스 정령과의 결속을 되살리는데 성공한 드렉타르는 쓰랄에게 주술의 길을 가르치고 부족의 지도자 자리를 넘겨주었다.

 

 

주술사로서의 능력을 가르친 드렉타르

 

 

쓰랄이 마지막으로 만난 자는 호드의 대족장이었던 오그림 둠해머였다. 오그림은 옛 친구의 아들이 생환한 것에 매우 기뻐했다. 오그림은 쓰랄에게 오크의 전투 방식을 가르쳤다. 그리고 부족들이 잃어버린 오크의 고결함에 대해서도 가르쳤다. 쓰랄의 낙천성과 강인함은 오크의 자긍심과 명예를 되돌리려는 오그림의 희망에 다시 불을 지폈다. 그는 옛 맹우의 아들이 훌륭하게 성장했음에 매우 만족해하며 자신의 무기 둠해머를 물려주고 쓰랄에게 다시 한 번 호드를 이끌 것을 천명했다.

 

 

오그림에게 '둠해머'를 이어받은 쓰랄

 

 

쓰랄은 그동안 인간들에게 전략 전술과 전투 기술을 배웠고, 그롬마쉬에게서 오크로서의 정체성과 삶의 목표를 찾았으며, 드렉타르에게서 주술을, 오그림 둠해머에게 오크의 긍지를 배웠다. 그리고 서리늑대 부족과 전쟁노래 부족의 동맹을 결성시켜 마침내 오크들의 해방을 위해 싸울 것을 결심했다. <신생 호드>의 탄생이었다.

 

 

지도자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쓰랄

 

 

몇 주 뒤, 쓰랄은 신분을 숨긴 채 제 발로 오크 수용소 안으로 잡혀들어갔다. 그 사이 서리늑대 부족과 전쟁노래 부족은 오그림의 지휘 아래 수용소 근처에 집결했다.

 

경비들의 코 고는 소리가 들리던 이른 아침. 쓰랄은 수용소 안의 단단한 토양 위에 무릎을 꿇었다. 그가 양손을 들자, 부드러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곧 하늘이 세 가닥의 삐쭉삐쭉한 번개로 갈라졌다. 성난 천둥이 대지를 가를 듯 연이어 내리쳤다. 그것은 미리 약속된 신호였다.

 

 

형제들이여! 깨어나시오!

 

 

쓰랄의 설득으로 수용소 오크들은 의지를 되찾고 돌이나 막대기 따위를 손에 들고 있었다. 그들은 신호와 함께 요새 내부에서부터 반란을 감행했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경비병들은 재빨리 움직였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장벽은 무너졌고, 밖에서 대기 중이던 오그림의 오크 부족들까지 가세했다. 이윽고 온 사방에 살을 가르는 검과 도끼의 철 부딪히는 소리가 가득했다. 얼마 뒤 수용소 안에 더 이상 오크 노예는 없었다. 자유와 긍지를 되찾은 오크들만이 쓰랄을 에워싸고 있었다.

 

 

쓰랄은 수용소 습격 중에 한 오크 전사와도 만났다. 검은바위 부족의 전사였던 바로크 사울팽이었다. 그는 1차, 2차 대전쟁 당시 자신이 이끈 전투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었던 맹장이었다. 호드의 타락을 내심 경계했던 그는 쓰랄의 개혁 의지와 패기를 마음에 들어 하며 그와 뜻을 함께 하기로 한다.

 

 

쓰랄과 뜻을 같이 하기로 맹세한 '바로크 사울팽'

 

 

 

쓰랄은 계속해서 수용소의 오크들을 해방시켰다. 새로운 호드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그는 이전의 호드 리더들과는 지향점이 확실히 달랐다. 어느 날 작은 오크 무리 하나가 외딴 인간 마을을 유린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쓰랄은 곧장 그 무리의 숙영지로 향했다. 그리고 그 무리의 리더를 땅바닥에 내친 뒤 주변의 오크들을 향해 외쳤다. 더 이상 오크들은 인간 도살자들이 아니라는 것. 앞으로 비무장한 민간인들에게 해를 가한다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란 엄포였다. 그는 앞으로 신생 호드의 전투의 목적은 오로지 사로잡힌 형제들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 못 박았다.

 

쓰랄은 인간 마을을 유린한 이런 행태가 어두운 흑마법사들에 의해 휘둘렸던 예전 호드의 모습이라며, 더 이상 옛 방식이 아닌 자랑스러운 전사로써 싸울 것을 피력했다. 오그림은 쓰랄이 어려운 길을 가고 있다며 걱정했다. 하지만 그만큼 쓰랄을 믿었다.

 

 

 

더 이상 예전처럼 인간과 대립하지 않기를 희망한 쓰랄

 

 

 

5번째 수용소를 점령한 쓰랄은 마침내 블랙무어와 타레사가 있는 던홀드 요새로 다음 목표를 정했다. 전투 전날 밤, 쓰랄은 타레사에게 자신의 계획을 알려주기 위해 그녀를 비밀리에 만났다. 쓰랄은 타레사에게 던홀드를 떠나있기를 권했다. 하지만 타레사는 만약 자신이 없어지면 자신의 부모가 블랙무어의 화를 대신 입을 거라며 거절했다. 대신 그녀는 쓰랄의 행운을 빌어주었다.

 

 

 

던홀드를 떠날 수 없었던 타레사

 

 

 

 

다음날 아침, 쓰랄의 군대는 요새를 포위했다. 그리고 블랙무어에게 오크들을 풀어달라며 협상을 시도했다. 굳이 피를 흘리지 않고 동족들을 해방할 수 있다면 쓰랄은 더 바랄 것이 없었다. 하지만 블랙무어는 사람 머리 하나를 성벽 밖에 있는 쓰랄의 발치로 내던짐으로써 답을 대신했다. 타레사의 머리였다.

 

 

눈앞에서 목도한 타레사의 죽음

 

 

쓰랄은 절규를 터뜨렸다. 던홀드 요새에 곧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블랙무어와 쓰랄은 검을 맞댔다. 블랙무어는 자신이 키운 쓰랄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는 결국 자신이 거두었던 오크에 검에 의해 죽음을 맞았다.

 

쓰랄은 블랙무어를 요새 파편 밑에 묻었다. 모든 전투가 마무리된 후, 쓰랄은 초승달 장식의 목걸이를 그롬에게 전해주며 폭스턴이라는 이름을 가진 인간들에게 전해줄 것을 부탁했다. 그것은 쓰랄이 던홀드를 떠날 당시 타레사가 건네주었던 목걸이였다.

 

 

쓰랄에게 사랑을 가르쳐주었던 타레사

 

 

전투가 끝난 후 오그림은 쓰랄에게 자신의 무기와 갑옷을 건넸다. 그는 이미 전투 중 복부를 관통당해 더 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오그림은 쓰랄에게 자신을 죽여줄 것을 부탁했고, 쓰랄은 그리했다. 얼마 후 쓰랄은 새로운 호드의 대족장이 되었다. 그는 아직 할 일이 많았다.

 

 

오그림의 죽음. 그리고 새로운 호드의 대족장이 된 쓰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