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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쳐 스토리 정리 3부

gyu30 2021. 6. 23. 17:59

 

 

 

6

 

 

타네드 섬에는 각지의 주요 인사와 북부 마법사들이 모여 연회가 열리고 있었다. 예니퍼는 게롤트를 만찬회장에 데려가 은근히 금슬을 과시했다. 안 그래도 소문이 자자했던 터라 여자 마법사들의 시선이 모두 게롤트에게로 모였다. 과연 얼마나 대단한 남자이길래 그 도도한 예니퍼가 그에게 빠져들었으며 그것도 모자라 되지도 않는 임신까지 하려고 애를 썼는지 궁금했던 것이다. 그리고 일부는 납득했다. 게롤트는 확실히 매력적인 남자였고, 몇몇은 예니퍼를 질투하기까지 했다. 

 

 

타네드 섬의 연회에 참석한 게롤트와 예니퍼

 

 

캐드웬의 자문 마법사인 사브리나는 속살이 비치는 옷으로 장난삼아 게롤트를 유혹하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게롤트의 눈이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돌아가자 예니퍼는 한눈팔지 말라며 경고하는 등 경계심을 한껏 높여야 했다. 예니퍼의 친구인 마가리타는 누구보다 풍만한 몸매로 시선을 끌었고, 색정광으로 소문난 소서리스 마티는 게롤트에 대한 흑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또한 마티에 못지않게 색정광으로 유명한 여마법사 키이라는 최음제를 만드는데 특기가 있어 예니퍼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심지어 옷들이 유두도 비친다. 눈이 안 돌아갈 수가.....

 

 

하지만 예니퍼가 무엇보다 신경 쓰인 대상은 트리스였다. 게롤트와 트리스 사이에 있었던 일을 알고 있던 예니퍼는 트리스에게 다가가 내 남자에게 다시는 작업 걸지 말라며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생면부지의 남도 아니고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그랬으니 더욱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트리스는 성격상 별말 못하고 그저 쑥스러워 하는 모습만을 보였다.

 

 

불꽃 튀는 두 연적

 

 

게롤트는 연회장에서 르다니아의 정보국장 딕스트라와 르다니아 자문 마법사인 필리파를 만나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필리파는 마법사 형제단의 빌제포츠가 닐프가드 측과 내통했다는 사실을 안 뒤로 그와 이미 손절한 상태였다. 그녀는 게롤트에게 리엔스를 넘겨주겠다고 약속하며 빌제포츠를 조심하라는 언질을 준다. 또한 딕스트라는 게롤트에게 빌제포츠로부터 무언가 제안이 들어올 것이라 일러주었다.

 

딕스트라의 예상대로 얼마 후 빌제포츠는 예니퍼를 통해 게롤트를 조용한 곳에서 만나고 싶다고 했다. 이때만 해도 예니퍼는 물론 대다수의 마법사들이 빌제포츠의 본질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빌제포츠는 자신의 속내를 철저히 감추고 행동하는 이중인격자였기에 닐프가드와의 내통 사실은 물론 그의 진짜 성격이나 야망에 대해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게롤트를 만난 빌제포츠는 자신이 닐프가드와 손잡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게롤트에게 자신에게 시리를 넘겨주고 함께 일하자고 제안해왔다. 물론 게롤트는 단칼에 거절했다.

 

 

빌제포츠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던 르다니아 정보국장 딕스트라

 

 

연회 다음날, 사단이 벌어진다. 딕스트라와 필리파가 닐프가드에 부역하는 마법사들을 색출하여 반역 음모를 밝히겠다며 계엄령을 선포한 것이다. 숙소에서 똥 누러 가다가 우연찮게 이 상황에 껴들게 된 게롤트는 딕스트라로부터 한 가지 요구를 받는다. 시리를 르다니아로 데려오면 전쟁을 막을 수 있으며 신변도 안전해질 테니 그녀를 넘겨달라는 요구였다. 게롤트는 대답 대신 딕스트라의 다리를 부러뜨렸다. (후에 위쳐3에서 다리에 깁스를 하고 나오는 이유가 이것.)

 

게롤트와 딕스트라가 숙소 구역에서 옥신각신하는 동안 필리파와 정보국 요원들은 빌제포츠, 핀다베어테라노바 등의 마법사를 반역 혐의로 대거 체포하고 용의자들이 마법을 쓰지 못하도록 디메리티움(dimeritium) 수갑을 채워 심문에 들어갔다. 그러나 폭력을 원치 않는 마법학교의 책임자 티사이아 드 브리는 이러한 상황에 반발했다.

 

 

위쳐 세계관의 마법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물질, 디메리티움.

 

 

체포된 자들은 북부 마법사들과 치열한 언쟁을 벌였다. 용의자들은 북부 왕국이 닐프가드와 전쟁을 벌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필리파와 키이라, 사브리나, 마가리타, 마티 등을 위시한 북부 마법사들은 닐프가드 쪽에 붙은 마법사들이 연회에 참석한 북부 왕국 마법사들을 살해할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빌제포츠는 시리를 노리는 것 외에도 에미르와 공모하여 특별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소든 언덕 전투에서 마법사들의 위력을 실감한 에미르는 북부 왕국의 전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타네드 섬의 축제 기간에 북부 왕국의 마법사들이 모두 모였을 때 이들을 일거에 몰살하기로 한 것이다. 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빌제포츠는 같은 챕터 소속의 핀다베어를 비롯한 다수의 마법사들을 회유하여 닐프가드의 편으로 끌어들였다. 그리고 리엔스를 비롯한 자신의 부하들이 유사시에 즉시 투입될 수 있도록 대기시켜 놓았다.

 

이중 강력한 엘프 여마법사인 핀다베어는 본래 소든 언덕 전투에도 참여한 북부 왕국 편이었다. 하지만 북부 왕국의 비인간에 대한 차별 때문에 최근 닐프가드로 돌아섰으며 이번 일을 성공하면 <돌 블라타나> 지역을 하사받아 엘프 자치구역으로 만들 수 있기를 약속받았다.

 

 

닐프가드의 편에 선 자들

 

 

티사이아는 혼란스러웠다. 누구 말이 진실인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예니퍼에게 예언 능력을 가진 시리를 데려오도록 했다. 이때 시리는 무아경 상태에서 르다니아의 왕 비지미르 2세가 누군가에게 암살되며 이후 르다니아 왕국은 필리파가 섭정으로써 다스린다는 것과 북부 왕국이 전쟁을 준비한다고 예언한다. (실제로 북부는 비밀리에 신트라 왕국을 되찾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었다.) 이에 티사이아는 전쟁을 원치 않는다며 체포된 마법사들이 탈출할 수 있도록 마법학교를 둘러 싸고 있는 반 마법장벽(anti-magic field)을 해제해버렸다.

 

그러나 이 조치는 티사이아 일생일대의 실수였다. 마법을 쓸 수 있게 된 닐프가드 가담자들은 도망치기는커녕 즉시 마법으로 북부 왕국 소속의 마법사들을 공격하기 시작했으며, 핀다베어는 비밀 통로를 열어 미리 매복하고 있던 리엔스와 스코이아 텔 병사들을 타네드 섬으로 침투시켰다. 그 결과 아레투자 마법학교엔 순식간에 시체가 쌓이기 시작했고, 이를 지켜본 티사이아는 반실성 상태가 된다. 기껏 르다니아 정보국이 닐프가드의 의도를 미리 간파하고 선수를 친 것인데 티사이아의 오판으로 수많은 마법학교 학생들이 희생되게 된 것이다.

 

 

폭주하는 티사이아

 

 

"일어나, 시리. 여기서 나가야 돼."

 

예언 이후 잠시 기절해있던 시리가 눈을 뜨자 예니퍼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정신을 잃은 시리를 지키고 있었다.

 

"예니퍼, 여기는 어디에요? 전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괜찮아."

 

"어디로 가는 거죠? 이곳이 왜 불타고 있어요?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예니퍼는 시리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그녀의 손을 꽉 움켜잡았다.

 

"내 말 잘 들어. 주의 깊게 들어야 돼. 난 이곳에 남아 있어야 된단다. 저 계단이 보이지? 저길 내려가렴."

 

"싫어요! 나를 혼자 두지 말아요."

 

"어쩔 수 없어. 다시 말할게. 저 계단으로 내려가. 끝까지 내려가면 문들이 있을 테고, 그 문들 뒤에 긴 복도가 있어. 그리고 복도를 끝까지 따라가면 마구간이 하나 나와. 거기에 안장을 얹은 말 한 마리가 있어. 그걸 타고 숙소 구역에 있는 마가리타를 찾으렴. 그녀가 널 보호해줄 거란다."

 

"예니퍼, 전 혼자 있고 싶지 않아요."

 

"저번에 내가 한 말 기억하니? 내가 하는 모든 일은 다 너를 위한 거라고! 날 믿어야 돼, 시리! 어서 가."

 

예니퍼는 자신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시리를 마법을 이용해 기어코 탈출시켰다. 그리고 멀어져 가는 시리를 바라보며 그녀를 지금껏 한 번도 불러보지 못한 호칭으로 부른다.

 

"시리... 사랑하는 내 딸... 반드시 도망치거라."

 

 

수라장에서 시리를 필사적으로 탈출시킨 예니퍼

 

 

이후 예니퍼는 핀다베어에 의해 비취 석상에 봉인된다. 그녀가 깨어나는 것은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나서였다.

 

 

 

 

 

7

 

 

"그 아이는 탑으로 들어간 건가?"

 

빌제포츠는 그 넓은 소매를 펄럭거리며 날아들어와 천천히 내려앉았다.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게롤트는 지금까지 시리가 갈매기 탑(Tower of Gulls)으로 도망칠 수 있도록 닐프가드의 추격을 필사적으로 저지했다. 테라노바도 그의 손에 죽었다. 이제 빌제포츠를 막는 것이 그의 마지막 과제였다.

 

 

이 모든 일의 흑막과 마주한 게롤트

 

 

"이제 정말 막바지로군. 자네는 저 탑에 대해 아는가? 저긴 출구가 없어. 모든 게 끝났다네."

 

게롤트는 한 발 물러나 정문을 둘러싸고 있는 여인상 곁에 섰다.

 

"물론 그렇겠지."

 

위쳐는 마법사의 손을 주시하며 천천히 말했다.

 

"네놈 말대로 모든 게 끝났어. 네놈의 공범들은 반이나 죽었고, 아레투자에는 마법사 지원군과 딕스트라의 병사들이 도착했어. 그리고 저 탑... 출구가 없다고? 그거 잘 됐군. 그렇다는 건 나올 수 있는 길이 여기 밖에 없다는 거잖아. 그 출구는 내가 지키고 있고."

 

사실 게롤트는 시리가 갈매기 탑에서 포탈을 열어 도망치도록 주문해놓았다. 물론 그 사실을 빌제포츠가 알게 할 순 없었다. 시간을 끄는 게 중요했다. 게롤트의 말을 들은 빌제포츠는 역정을 냈다.

 

"자네의 무지함이 날 화나게 만드는군. 아직도 상황을 이해 못하겠나? 마법 의회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어. 에미르 황제의 군대가 북쪽으로 진군하면 지원도, 마법도, 도와줄 사람도 없다고. 북부의 왕들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무력한 상태가 될 거라네. 자, 어젯밤에 자네에게 제안했던 것을 다시 한 번 말하지. 승자의 편에 붙게나."

 

"아니, 넌 패자야. 넌 그저 에미르 황제의 꼭두각시일 뿐이야. 너흰 이번에도 시리를 데려갈 수 없을 거고, 이번에도 임무에 실패했다는 보고를 해야겠지. 에미르의 표정이 어떨지 궁금한걸."

 

"오, 위쳐. 몇 가지 넘겨짚은 것 같은데, 자네가 맞춘 건 단 하나도 없다네. 반대로 생각해보지. 에미르 황제가 오히려 내 꼭두각시라고 생각하지는 않나?"

 

"개소리."

 

"정신 차리게, 게롤트. 생각을 하라고. 이 선악의 사소한 대립 때문에 계속 이렇게 시간을 낭비할 텐가? 다시 한 번 말하네. 아직 늦지 않았어. 난 아직도 자네와 한 편이 되는 날을 꿈꾼다네."

 

"그딴 희망은 버려, 빌제포츠."

 

 

파티 복장을 입고 대치하는 두 남자

 

 

"칼을 집어넣게. 저 위 어딘가에 고대 혈통의 아이가 혼자서 두려움에 떨고 있을 거야. 자네와 나, 그리고 아이와 함께 이곳을 떠나는 거야. 어떤가? 자네는 그녀와 계속 함께 할 수 있다네."

 

"헛소리. 네놈 면상에 침을 뱉어버리기 전에 꺼지시지."

 

"...게롤트. 난 자네를 진심으로 죽이고 싶지 않네. 살인을 싫어하는 쪽이라."

 

"그래? 그렇다면 리디아는 어떻게 설명할 거지?"

 

마법사는 순간 이를 악물었다.

 

"다신 그 이름을 언급하지 말게, 위쳐."

 

빌제포츠가 내뿜은 살기에 게롤트는 칼자루를 고쳐 쥐었다. 소서리스 리디아는 빌제포츠의 충직한 조수였다. 또한 그녀는 빌제포츠에게 상하 관계를 넘어 연모를 감정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조금 전, 그녀는 죽었다. 빌제포츠가 디메리티움을 해제하기 위한 희생물로써. 빌제포츠는 수갑을 풀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리디아에게 최면 마법을 걸어 시간을 끌다 자­살하라고 텔레파시로 명령했다. 실제로 잠시 후 리디아는 칼을 들고 소란을 피우다 목숨을 끊었다. 빌제포츠는 겨우 몇 분의 시간을 벌기 위해 자신의 충실한 비서를 죽게 한 것이다. 게롤트는 빌제포츠를 계속 도발했다.

 

"불쌍한 리디아. 네가 리디아를 죽인 거다, 마법사. 넌 그녀를 이용했고, 이제는 시리를 이용하려고 하지. 그런데 나를 회유하겠다? 개소리하지 말라고."

 

"그 입 닥치게."

 

도발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비열하고 냉혈한 인성을 가진 그였지만 일말의 죄책감은 가지고 있었던 듯 했다. 다만 도발의 대가는 컸다.

 

"그래 좋아. 자네가 그토록 원한다면 내가 싫어하는 게 뭔지 알려주겠네. 그건 바로 자네의 오만함이야. 내가 손수 고쳐주지. 이 지팡이로."

 

 

위쳐 사가 최종보스급 빌런, 빌제포츠

 

 

빌제포츠는 압도적으로 강했다. 그는 마법을 전력으로 사용하지 않고 지팡이를 이용해 물리적으로 덤벼들었음에도 게롤트는 전혀 받아치질 못했다. 그는 매우 빠르고, 모든 것이 정확했다. 게롤트는 난생처음으로 이보다 더 할 수 없을 정도로 굴욕적으로 패배하여 큰 부상을 입는다. 다행히 시리는 그동안 포탈을 열고 극적으로 도망쳤고, 한 끗 차이로 시리를 놓친 빌제포츠는 시리가 개방한 포탈의 에너지 때문에 눈 하나를 잃는다.

 

 

이후 괴사된 얼굴 반쪽은 빌제포츠 캐릭터의 시그니처가 된다.

 

 

처참히 망가진 게롤트를 발견한 것은 트리스였다. 발견 당시 게롤트는 뇌를 다쳐 코피를 연신 쏟고 있었으며 팔다리마저 산산이 부서져 꼼짝도 하지 못했다. 트리스는 게롤트가 의식을 잃지 않도록 간호하면서 그를 드라이어드의 영역인 브로킬론 숲으로 옮겼다. 한동안 그는 브로킬론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예니퍼는 여전히 봉인된 상태였고, 그들 외에도 많은 북부 마법사들이 죽거나 다쳤다. 티사이아 역시 죄책감을 못 이겨 자­­살했다. (아레투자 교장 자리는 평소 교육에 관심 많았던 마가리타가 이어받는다.) 빌제포츠는 비록 시리를 놓쳤지만 어느 정도 목적을 이룬 셈이었다.

 

 

죄책감을 못 이겨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티사이아

 

 

에미르 황제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타네드 참사 직후 에미르는 자신의 직속 암살자 바티에를 시켜 르다니아의 왕 비지미르 2세를 암살했다. 그리고 준비해둔 32만 대군을 이끌고 곧바로 리리아 왕국의 글레비츠진겐 요새를 습격했다. <2차 북부 대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닐프가드 정보국의 수장이자 세계관 최고의 암살자, 바티에.

 

 

빌제포츠의 말대로 북부는 서로 간의 세력전을 펼치느라 그러한 재침공에 대비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게다가 타네드 사건으로 마법사들도 전력이 많이 약화된 터라 북부는 속수무책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가장 먼저 침략당한 리리아의 여왕 메브는 북쪽의 에이단 왕국으로 피신했다. 그러나 닐프가드는 이어서 에이단 왕국의 수도인 벤거버그마저 함락시키고 돌 블라타나 영역을 집어삼켰다. 소든, 베르덴, 브뤼게 역시 닐프가드의 손에 떨어졌다. 약속대로 에미르에게 돌 블라타나 지역을 하사받은 핀다베어는 이후 스스로 그곳의 여왕으로 즉위했다. 에미르 황제는 다음으로 마하캄 산을 경유하여 테메리아와 르다니아를 침공할 계획을 세운다.

 

 

다시 한 번 북부로 치닫는 닐프가드 군

 

 

타네드 습격사건으로 마법사 형제단은 완전히 와해되었다. 필리파는 이번 일로 깨달은 바가 있었다. 마법사들이 가장 최우선해야 할 중요한 가치는 북부냐 남부냐가 아니라 그러한 왕국 간의 이해관계에 흔들리지 않도록 마법사들만의 권익과 세력을 공고히 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급기야 필리파는 핀다베어, 트리스, 키이라, 마가리타, 마티, 그리고 쉴라와 아시르 등 출중한 능력을 가진 여마법사들을 모아 비밀결사 '로지 오브 소서리스(Lodge of Sorceresses)'를 새롭게 창설하기에 이른다. 기존의 마법사 조직과 구별되는 로지의 특징은 전원 여성으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점과, 북부 왕국 소속 마법사 뿐만 아니라 닐프가드 소속 마법사들도 받아들인다는 점이었다.

 

이 같은 결정에는 당연히 반발이 따랐다. 로지의 첫 번째 회담 자리에서 사브리나는 타네드 학살 사건의 주범 중 하나인 핀다베어와 닐프가드 출신의 아시르가 같은 멤버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회담을 거부하려 했다. 그러나 필리파의 끈질긴 설득에 결국 납득하여 회담에 참여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아시르와 핀다베어가 다음 회담 전까지 추가 멤버를 영입하겠다는 제안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아시르는 자신의 절친이자 동료인 닐프가드 마법사 프린질라 비고를 염두에 두고 있었고, 핀다베어는 자신과 같은 엘프 소서리스인 이다와 함께 자신이 봉인한 예니퍼를 떠올렸다. 그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알 수 없었지만 시도해볼 가치는 있었다.

 

 

마법사들의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기 위해 결성된<로지 오브 소서리스>

 

 

한편 포탈 너머로 도망친 시리는 낯선 사막을 헤매고 있었다. 그곳은 닐프가드에 위치한 땅 <코라스 사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