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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소울 스토리 정리 - 다크소울3 & 아리안델의 재들, 고리의 도시(DLC) 1편

gyu30 2021. 5. 25. 07:44

 

 

1

 

 

최초의 불꽃(最初の火)에서 비롯된 자들은 계속해서 불의 시대를 계승해왔다.

 

하지만 인과의 순리를 거부한 무리한 계승으로 인해 불의 시대는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아직 불씨가 남아있음에도 하늘은 점점 어두워져만 갔고, 끝내 이례적인 징조도 나타났다. 하늘에 떠오른 일식의 형상. 그것은 흡사 다크 링과 같았다. 세상은 어둠을 원했다.

 

 

점차 가속화되는 이변의 징조 

 

 

그동안 인간들에게 내재되었던 다크 소울은 발현되지 못한 채 너무도 오랫동안 곪아 검은 고름이 되었다. 하늘은 어두워지며 세상의 순리를 원했고,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진 장작의 왕들은 자신의 왕좌를 버리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거인 욤.

 

 

 

 

성자 엘드리치.

 

 

 

 

팔란의 불사대.

 

 

 

오래 전 이 땅에 한 불사자가 왕의 소울들을 모아 최초의 불을 계승했었다. 그러나 왕의 소울들을 되돌렸음에도 시간은 다시 불씨를 사그라들게 만들었고, 불을 찬양하는 자들은 불을 계승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다섯 개의 왕좌. 그것이 그들이 찾은 방법이었다. 새로 장작의 왕이 될 다섯 명의 적격자들은 자신의 소울을 불태워 불꽃을 계승했다. 그들은 왕의 소울을 가진 자들은 아니었지만 잠시나마 불꽃을 연장할 영혼의 소유자로 인정받은 자들이었다. 그렇게 다섯이 모여야 겨우겨우 불은 유지되었고, 세상은 계속해서 장작의 자격이 될 자들을 찾아 헤매야 했다.

 

 

다섯 개의 왕좌

 

 

그러나 그것도 한계에 다다라 장작의 왕들이 왕좌를 버리고 떠나자, 이른바 '불 꺼진 재'들이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들은 장작조차 되지 못해 사그라졌던 잿가루였다. 불의 유지를 잇는데 성공했던 자들은 장작의 왕이 되었었지만, 실패한 자들은 재가 되어 무덤에 버려졌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제 '재의 귀인(灰の方, 歸人)'이라 불렸다. 도망친 장작의 왕들의 불씨를 모아 그들 대신 불을 다시 계승하라는 사명이 새로이 부여된 것이다. 이 종극의 세계에서조차 불의 시대는 그 허망한 집착을 버리지 못했다.

 

 

장작조차 되지 못 했던 자들, 

 

 

깨어난 재의 귀인들은 헤맬 필요없이 한 군데로 향했다. 그곳은 장작의 왕들의 고향이 한데 흘러모이는 땅 <로스릭>. 다섯 개의 왕좌 중 하나를 맡아 이어온 로스릭 왕가가 위치한 곳이자, 최초의 화로가 위치한 곳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 로스릭 혈통의 적자(嫡子)들도 불의 계승을 거부하고 있기는 매한가지였다.

 

 

지각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한 장작의 땅

 

 

한 명의 재의 귀인이 로스릭 근처의 제사장에 도착했다. 그는 제사장의 화방녀를 만나 계승의 의지를 전하고 사명을 잇기를 원했다.

 

 

모여드는 재의 귀인들

 

 

하지만 제사장에 화방녀는 없었다. 성왕 로스릭이 불의 계승에 질려 화방녀로 하여금 아예 태초의 화로의 불씨를 거두도록 했고, 그 끔찍한 배신의 행위를 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던 또 다른 장작의 왕 루드레스가 화방녀를 심연에 빠뜨려버렸던 것이다. 불씨는 루드레스가 다시 거두어 화로에 되돌렸다.

 

 

태초의 난쟁이 인간의 후손, 루드레스.

 

 

재의 귀인은 새로운 화방녀가 다시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의 안에 내재되어있던 검은 고름이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특단의 조치로 제사장의 나선검을 뽑아 스스로 자신의 몸에 박아 넣었다. 그리고 불 꺼진 제사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가만히 정좌했다. 언젠가 그는 제사장에 찾아올 다른 재의 귀인들을 시험에 들게 할 것이다. 재의 심판자 군다. 후대의 재의 귀인들은 그를 그렇게 불렀다.

 

 

Iudex Gundyr.

 

 

얼마 후, 새로 온 화방녀가 불 꺼진 제사장의 화로를 다시 지폈다. 그녀는 눈이 없다. 봐선 안될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얼굴에 씌워진 안대는 그러한 금기를 범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다. 그녀가 감히 눈을 가지지 않는 한, 그녀는 선대 화방녀의 길을 밟지는 않을 것이다.

 

 

 

 

 

 

 

 

 

 

2

 

 

긴 시간이 흐른 후, 다시 한 번 불 꺼진 재들을 깨우는 종소리가 로스릭에 울려 퍼졌다. 그중 한 명의 재의 귀인이 숱한 재들 사이에서 두각을 보였다. 그 역시 과거 불의 유지를 잇는데 실패한 불사자 중에 한 명이었다. 귀인은 재의 묘소에서 깨어나 본능처럼 <불의 계승의 제사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길목에서 심판자 군다를 마주했다. 

 

 

튜토리얼 보스라고 우습게 봤다간... 초회차 초보는 피똥 싸는 수 있다.

 

 

귀인은 자신을 시험하는 군다를 쓰러뜨려 그의 몸에 꽂혀 있던 나선의 검을 빼들고 제사장으로 향했다. 제사장에서 귀인을 반긴 것은 새 화방녀였다. 그녀는 불 꺼진 재들에게 다시 부여된 사명을 귀인에게 알려주었다. 왕좌를 버리고 도망친 장작의 왕들을 뒤쫓는 것. 귀인은 우선 나선의 검을 제사장의 화톳불에 꼽아 불을 지폈다. 그리고 먼저 로스릭의 높은 벽으로 떠나 그곳의 성문을 지키고 있던 차가운 골짜기의 볼드, 한때 저주와 독을 봉인하던 신성한 나무에서 타락해버린 저주받은 거목들을 처치하고 첫 번째 장작의 왕, 심연의 감시자들이 있는 <팔란의 성채>에 도착했다.

 

 

로스릭은 공간 왜곡으로 온갖 곳이 모인 지형이라 현실의 물리 법칙으로 이해하긴 힘들다.

 

 

팔란의 불사대, 심연의 감시자. 그들은 늑대의 피, 즉 기사 아르토리우스의 의지를 계승하여 심연을 감시하던 자들이었다. 이들은 과거 아르토리우스의 묘소가 있던 곳에 성채를 짓고 심연의 최전방에서 심연과 싸워왔다. 그러나 오랫동안 심연과 마주하며 일부가 그에 영향을 받게 되자 결국 이들은 심연에 잠식된 형제들 역시 베어가며 사투를 이어갔다. 심지어 심연을 막기 위해 <카사스>라는 국가를 침공해 멸망시킨 일도 있었을 정도로 그들의 심연에 대한 적대감은 엄청났다.

 

 

심연의 감시자. 단일 개체가 아닌, 그들 모두가 장작의 왕이다.

 

 

카사스가 그러한 운명을 맞은 것은 그들의 군주 패왕 워닐 때문이었다. 과거 모래의 나라 카사스의 전사들을 이끌며 다른 왕국들을 정복했던 강력한 군주 워닐. 그의 힘의 비밀은 바로 그가 심연에서 얻어낸 특이한 주술에 의한 것이었다. 어둠에 가까운 주술로 수많은 나라를 정복한 워닐은 점점 더 그 힘에 취해 심연을 파고들었고, 어느 순간 돌아서지 못할 선을 넘고 말았다. 심연으로 끌려들어가기 직전 생전 처음으로 그는 신이라는 존재에게 매달렸다. 다행히 과거 그가 성직자들을 죽이고 빼앗은 성령의 팔찌와 성검에 의지해 완전히 심연으로 빠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심연에서 빠져나올 수는 없었기에 패왕은 심연의 가장자리에서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거대한 보스, 패왕 워닐.

 

 

한편 카사스를 멸망시킨 감시자들은 불의 시대가 저물어가며 심연의 시대가 다가오자 스스로를 희생하여 장작의 왕이 되어 불의 시대를 조금이나마 계승했다. 사실 팔란의 불사대는 감시자만으로 구성된 것은 아니었다. 검이 아닌 마법을 통해 심연을 감시하는 자들, 그들을 보좌하는 사제들과 유귀들 등 다양한 직군으로 이루어진 집단이었다. 그러나 불사대 중에서도 핵심인 감시자들이 사라지자 나머지 불사대는 늑대의 피의 명맥이 완전히 끊겨 몰락하고 말았다. 마술사는 망자가 되었고, 사제는 그루가 되었으며, 유귀들은 아리안델의 회화 세계라는 곳으로 떠나는 등 완전히 분열되었다. 그들 중엔 결국 죽어버리는 동료들을 보고 마음이 꺾인 나머지 탈주한 이도 있었다.

 

 

불사대에서 탈주한 '마음이 꺾인 전사'

 

 

시간이 흐르고 다시 무덤에서 깨어난 감시자들이 옥좌를 떠나 돌아왔을 때, 불사대의 모습은 처참했다. 세상이 영락하자 심연에 잠식되는 자들은 더욱 늘어 조직의 유지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급기야 감시자들마저 심연에 잠식되기 시작하자 그들은 심연이 새어 나오는 카사스의 지하묘 앞에 스스로를 봉인하고 그 안에서 심연에 잠식된 동료들을 하나씩 베어나가며 버텼다.

 

최후에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자신들을 찾아온 재의 귀인에게 팔란의 불사대로서의 예의를 갖췄다. 그들은 불사대의 입단 의식을 통과한 귀인을 불사대의 일원으로서 존중했으며 심연에 빠지기 시작한 자신들과 심연 그 자체에 물들어버린 카사스를 끝내줄 마지막 희망으로 보았다.

 

 

닼린이다 닼린이 하앜하앜...

 

 

귀인이 감시자들을 쓰러뜨리자 마지막 생존자가 다른 모든의 감시자의 잔불을 흡수하여 장작의 왕으로서 다시 일어섰다. 하지만 그 탓에 그 역시 심연에 잠식되어 이성을 잃고 말았고, 결국 재의 전사는 마지막 감사자마저 쓰러뜨린 후 그들로부터 마침내 늑대의 피의 소울과 왕의 장작을 얻어냈다. 사실 감시자들 자체는 평범한 불사자들이고 왕의 자격은 그들이 나누어 가졌던 늑대의 피의 소울에 있었다.

 

또한 귀인은 내친김에 카사스의 지하묘로 진입하여 패왕 워닐 역시 마주했다. 카사스의 지하묘는 감시자들이 패왕과 그 휘하의 해골 병사들을 함께 봉인한 곳이었다. 그 심연의 가장자리에서 귀인은 워닐을 완전히 심연 속으로 떨궈 나락으로 빠뜨렸다. 한때 패왕으로 불리던 자의 비참한 말로였다.

 

 

크레토스가 안 온 걸 다행으로 여겨라

 

 

재의 귀인의 다음 목적지는 고독한 왕, 거인 욤이 있는 <죄의 도시>였다. 과거 거인 욤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왕국의 왕이었다. 백성들은 불의 계승자를 얻기 위해 그를 왕으로 추대했고, 그는 자신에게 치명적인 무기인 두 자루의 스톰 룰러를 자신의 백성들과 자신의 오랜 벗인 카타리나의 지크벨트에게 나누어 주었다. 특히 지크벨트에게는 자신이 백성을 위하지 못할 때 이 무기로 자신을 무찔러 달라는 첨언도 해두었다.

 

 

백성들을 위한 삶을 살고자 했던 고독한 왕, 거인 욤.

 

 

욤의 도시에는 옛 현자 '빅 햇 로건'의 후예들이라 칭하는 자들이 궁정 마술사이자 신관의 자리에 올랐는데, 그중 한 신관의 가족의 저주로 인해 꺼지지 않는 심연의 불, '죄의 불'이 발생했다. 죄의 도시의 주민들은 죄의 불을 잠재우기 위해 욤에게 장작의 왕의 자리에 오를 것을 재촉하였고, 욤은 그들을 위해 장작의 왕이 되었다. 그러나 죄의 불은 꺼지지 않았고, 이윽고 죄의 불이 하늘에서 내려와 인간만을 불태워 죽여버렸다.

 

종이 울린 후 무덤에서 깨어난 거인 욤은 황급히 도시로 돌아왔지만 백성들은 이미 불타 죽은 지 오래였다. 하지만 죄의 불은 아직도 날뛰고 있었다. 욤은 이를 막기 위해 궁정 마술사들을 모아 화염을 막는 제사를 시작했다. 또 죄의 화염창을 다루는 가고일을 만들어 사제들을 감시하고 죄의 도시로 들어오는 자들을 막도록 했다. 그러나 소중히 여겼던 백성과 왕국을 잃어버린 거인 욤은 결국 백성을 지키기 위해 들었던 방패를 버리고 난폭한 왕이 되어 자신을 방해하거나 자신과 다른 뜻을 가진 자를 제거하기 시작했다. 죄수들은 지하 창가를 통해 끝없는 나락과 죄의 도시만을 보며 여생을 지내야만 했다. 또 죄의 도시의 몇몇 생존자들은 스스로 감옥의 옥졸이 되었으며 그들은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기 위해 죄인들의 비명을 듣게 되었다.

 

 

좌절감에 미쳐버린 욤

 

 

재의 전사는 지크벨트와 함께 욤을 찾았다. 그들은 스톰 룰러를 사용해 난폭해진 욤을 무찌르고 그의 장작을 회수했다. 이때 그동안의 긴 여정을 완료한 지크벨트는 친구를 무찔렀던 그의 왕좌에서 오랜 벗을 기리며 죽음을 맞이한다.

 

 

욤과 지크벨트의 의외의 인연. 

 

 

귀인이 다음으로 만난 깊은 곳의 성자, 엘드리치는 그야말로 역사상 최악의 장작의 왕이었다. 과거 숭고했던 백교를 믿는 성당의 사제 중 한 명이었던 그는 식인에 눈이 멀어 몰래 죄를 저질렀고 결국 성당에 발각되어 파문당했다. 이후로도 그는 식인에 심취하여 점차 녹아내린 오물과 같은 형태의 괴물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그가 식인을 하면서 모은 소울의 힘은 불을 지피게 할 수 있었고, 결국 엘드리치는 그의 인품과는 상관없이 그 힘 덕분에 장작의 왕이 되었다. 성당 역시 그를 섬기는 <깊은 곳의 교단>이라는 이름의 조직으로 변질되었다.

 

그러나 장작의 왕의 옥좌는 엘드리치의 갈망을 채워주지 못했다. 엘드리치는 언젠가 불이 꺼지고 심연의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하여 더 큰 힘을 얻기 위해 급기야 아노르 론도로 떠나 신들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세계의 멸망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그윈돌린도 그에게 잡아먹혔다. 이후로 그는 '신을 먹는 자'라는 이명을 얻게 되었다.

 

 

프리실라도 이놈이 먹어치웠다.

 

 

엘드리치를 섬기는 자들 중에는 법왕 설리번이라는 자가 있었다. 본디 회화세계에서 태어난 마술사였던 그는 어느 날 고향을 떠나 아노르 론도 아래 어느 지역의 영주가 되었다. 그곳은 설리번의 영향으로 눈에 뒤덮여 <차가운 골짜기의 이루실>이라 불리게 됐으며, 아노르 론도도 그의 영향으로 눈에 뒤덮였다. 그러던 도중, 설리번은 최초의 불이 사그라들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법왕은 '교황'이란 뜻으로, 게임에선 '깊은 곳의 교단'의 수장을 의미한다.

 

 

어느 날 설리번은 이루실 지하에 있는 죄의 도시를 탐사하게 된다. 그곳은 죄의 불로 인해 백성들이 불살라지고 몰락한 상태였다. 설리번은 이 꺼지지 않는 강력한 불을 보고 야망을 품었다. 사그라드는 최초의 불과 달리 죄의 불은 영원히 사그라들지 않기에, 후에 어둠의 시대가 찾아올 때 죄의 불로 최초의 불을 대신하는 것으로 자신이 그 시대의 주인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죄의 불의 연료가 인간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설리번은 개의치 않았다.

 

이후 설리번은 자신의 시대를 만들기 위한 밑작업을 진행했다. 일단 불의 계승을 목표로 하는 로스릭 왕국에 들어가 대서고를 창시하고 첫 번째 현자로써 각종 공훈을 세워 로스릭 왕가와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냈다. 로스릭의 높은 벽에는 그를 기리는 동상도 세워졌다. 그렇게 높은 지위에 올라 로스릭 왕국의 폐단을 알아낸 설리번은 은밀히 차기 장작의 왕, 왕자 로스릭의 스승이 되어 그로 하여금 불의 계승에 대한 회의감을 키우게 했다.

 

또한 설리번은 죄의 불을 크게 키울 연료를 찾던 도중 무덤에서 깨어난 선대 장작의 왕, 엘드리치를 알게 된다. 마침 엘드리치는 식인을 반복하여 고름 덩어리가 된 데다 불의 계승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설리번은 엘드리치를 꾀어내 그를 이용해 죄의 불의 장작을 모으기로 계획했다. 먼저 설리번은 로스릭 왕국의 지지에 힘입어 깊은 곳의 교단과 접촉하여 타고난 수완으로 법왕 지위에도 오른 후 엘드리치와 깊은 곳의 교단을 이끌고 아노르 론도를 공격했다. 그렇게 그윈돌린을 사로잡는데 성공한 설리번은 그윈돌린을 가차 없이 엘드리치에게 먹이로 던져준 뒤, 그윈돌린의 여동생인 요르시카마저 그녀의 교회에 유폐했다.

 

 

그래서 게임 내에서 마주친 엘드리치의 상반신 인간 형태는 그윈돌린의 모습이다.

 

 

이때부터 아노르 론도의 암월의 기사단은 단 한 명의 정식 기사조차 없을 정도로 망해가게 되었다. 다음으로 설리번은 자신에게 굴복한 그위네비아의 후예 차가운 골짜기의 무희와 그녀의 호위 기사이자 연인인 차가운 골짜기의 볼드 등 일부 불순분자들에게 법왕의 반지를 수여하여 그들을 짐승과도 같은 광전사로 전락시킨 후 적대할 위험성이 있는 로스릭 왕국 곳곳에 출정을 보냈다.

 

 

 

 

 

설리번이 타락시킨 출정 기사들

 

 

설리번은 자신이 몸 담은 깊은 곳의 교단 역시 견제했다. 이루실로 이어지는 대교에 완벽하게 자신의 출정기사인 '설리번의 짐승'을 배치한 다음 교단의 대주교 로이스에게 인형을 주어 이루실로 건너오도록 유혹하고, 엘드리치를 지키는 서약을 만든 대주교 맥도넬을 설리번의 짐승을 이용해 암살하기까지 했다. 설리번의 짐승이 마지막으로 할 일은 엘드리치를 살해하는 일이었다. 그 짐승은 엘드리치의 약점 속성인 벼락의 브레스를 갖고 있었기에 설리번은 이를 이용해 과도하게 비대해진 엘드리치를 살해하고 마침내 엘드리치와 그가 먹어치운 모든 연료를 죄의 불의 장작으로 삼으려 했다. 그의 야망은 이제 곧 실현될 수 있었다.

 

그러나 설리번의 이러한 치밀한 계략과 야망은 장작을 조달하러 온 어느 한 불 꺼진 재에게 패배함으로써 허무하게 실패하고 만다. 재의 귀인은 대주교 로이스가 이끄는 깊은 곳의 주교들을 찾아가 그들을 무찌르고 열쇠를 얻어 이루실의 대성당에서 설리번을 쓰러뜨렸다. 그리 아노르 론도에 진입하여 엘드리치까지 쓰러뜨린 후 세 번째 왕의 장작을 회수했다.

 

 

닼린이들에게 매우 악명 높은 고난이도 보스 설리번

 

 

재의 귀인은 그동안 3개의 장작을 모았다. 이제 마지막 장작만이 남았다. 그것은 설리번의 영향으로 불의 계승을 포기했던 로스릭 왕가의 둘째 왕자, 로스릭에게 있었다. 

 

 

막바지를 향해가는 불 꺼진 재의 사명

 

 

귀인은 로스릭을 만나기 위해 왕성의 대서고로 향했다. 그 길을 막고 있는 용 사냥꾼의 갑주를 물리치고 화톳불 근처의 '검은 손(로스릭 왕가의 암살자 집단)' 고트하르트의 시체에서 얻은 열쇠로 귀인은 그동안 진입하지 못했던 대서고 내부로 진입할 수 있었다.

 

 

온슈타인을 연상시키는 용 사냥꾼의 갑주.

 

 

로스릭은 단순히 왕국의 이름이 아닌 장작의 자질을 가진 왕족의 혈통이 이어가는 이름이었다. 즉 대대로 장작의 왕을 자처한 가문인 것이며 현시대에선 둘째 왕자가 로스릭의 이름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왕자 로스릭은 선천적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기형으로 태어났다. 반면 그의 형인 왕자 로리안은 데몬의 왕자를 단신으로 물리칠 정도로 강인했다.

 

 

병약한 장작의 왕 로스릭과 건강하게 태어난 그의 형 로리안

 

 

로스릭이 기형인 이유는 아마도 계승자를 얻기 위한 로스릭 왕가의 집착이 불러온 유전병일 확률이 컸다. 왕족들은 로스릭이 기형일지라도 장작의 왕이 될 운명이었기에 애지중지하며 길렀다. 그러나 로스릭은 형을 부러워했다. 그는 형처럼 강인한 기사로 자라나고 싶었다. 하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아 일생을 침대에서 보내야 했다.

 

로스릭은 자신의 스승 설리번의 영향과 장작의 왕에 대한 왕가의 끔찍한 집착 때문에 불의 계승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그는 결국 왕좌를 나와 자신의 성으로 들어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죽음만을 기다렸다. 그런 동생이 안쓰러웠던 형은 스스로 동생의 저주를 받아 벙어리가 되어 동생과 함께 지냈다. 로리안은 왕의 자질은 없지만 로스릭이 매우 의존하는 상대였고, 그만큼 둘의 관계는 매우 돈독했다. 그렇게 두 형제는 대서고에서 조용히 죽음을 기다렸다. 그러나 불 꺼진 재들은 그들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그들은 로스릭이 가진 마지막 장작이 필요했다.

 

재의 귀인이 대서고에 다가오자 첫째 왕자 로스릭은 동생을 지키기 위해 먼저 덤벼들었다. 그러나 귀인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다. 로스릭은 형이 쓰러지자 기적으로 다시 부활시킨 후 형의 등에 업혀 다시금 함께 재의 귀인과 싸우기 시작했다.

 

 

애달픈 BGM과 함께 필사적으로 싸우는 쌍왕자 로스릭, 로리안.

 

 

귀인은 결국 두 형제를 쓰러뜨리고 마지막 장작을 회수했다. 그러나 그것이 로스릭에서의 싸움의 끝이 아니었다. 귀인은 돌아오는 길에 또 하나의 적과 마주했다. 로스릭의 선대왕, 요왕 오스로에스라는 존재였다. 

 

 

아직 끝나지 않은 로스릭에서의 혈투

 

 

본래 로스릭의 옛 왕이었던 오스로에스는 말년에 용에 집착하기 시작해 온갖 연구를 하면서 '요왕(妖王, Consumed King)'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주로 그가 탐구한 것은 백룡 시스와 그의 추종자 빅 햇 로건에 대해서였다. 

 

용의 길에 대한 오스로에스의 집착은 실로 대단했다. 그는 불사의 연구를 하던 중 광기에 사로잡혀 자신의 자식인 오셀롯마저 해쳤다. 그러한 과정에서 결국 그는 미쳐버렸고, 왕비도 그를 떠났으며, 그후로 로스릭 왕궁은 들어온 사람을 집어삼킨다는 소문까지 퍼지기 시작했다. 많은 자객들이 오스로에스의 암살을 시도했다. 그러나 암살은 전부 실패했고 오스로에스는 이를 용린의 가호라 여겼다. 그러나 결국 그는 눈이 멀고 시스처럼 비늘 없는 용과 같은 형태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비루하게 연명한 목숨을 재의 귀인에 의해 끝맺게 된다.

 

 

오스에로스을 만난 <요왕의 정원>의 전경.

 

 

요왕의 정원을 지난 후 귀인은 이번엔 <고룡의 꼭대기>라는 곳에서 옛 비룡을 물리치고 또 다른 강자를 만나게 된다. 폭풍의 왕이라는 이름의 용을 타고 나타난 이름 없는 왕, 이른바 무명왕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재의 귀인이 상대한 그 어느 누구보다도 강했다. 그에겐 신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히든보스이자 닼소3의 대명사 무명왕.

 

 

과거 태양빛의 왕 그윈에게는 여러 자식들 중 전쟁의 신이라 불리던 맏아들이 있었다. 그는 용 사냥꾼 온슈타인을 자신의 필두 기사로 두고 고룡과의 전쟁에서 앞장서 싸웠다. 하지만 다른 자들과 달리 그는 폭풍의 용을 만나 우정을 쌓게 되었고, 이후 용 사냥을 그만두고 고룡의 편을 드는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게 된다. 이후 그는 아버지 그윈으로부터 신의 이름을 빼앗긴 채 추방당하고 말았다. 이후 무명왕은 고룡의 꼭대기에서 멸망해가는 외부 세계와는 단절된 채 고독하게 살아왔다.

 

한편 주군을 잃은 온슈타인은 그윈의 명에 따라 그위네비아의 성당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한 명의 불사자(다크소울1 주인공)에게 패하고 신들의 세계가 몰락해가자 자신의 사명을 잠시 미뤄두고는 자신이 한 때 섬겼던 이름 없는 왕을 찾아 떠났다. 그러나 온슈타인은 그곳에 갑주를 두고는 어딘가로 다시 사라진다. (고룡의 꼭대기에서 죽고 갑주를 남긴 것인지, 아니면 갑주만 남기고 떠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또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이름 없는 왕을 찾아온 자는 바로 재의 귀인이었다. 격렬한 전투 끝에 무명왕은 오랜 전우였던 폭풍의 용마저 잃고 용의 힘을 흡수하여 재의 귀인을 몰아붙였지만, 결국 패배하여 최후를 맞는다.

 

 

고룡과 가깝게 지낸 죄로 이름마저 뺏기고 추방당했던 그윈의 맏아들

 

 

제사장으로 돌아온 귀인은 화방녀를 다시 만났다. 이때 귀인은 불의 계승에 앞서 화방녀에게 눈이 없는 것을 보고 그녀의 눈을 먼저 되찾아 주고자 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오래전 장작의 왕들이 그녀의 눈을 가져갔다고 했다. 화방녀는 눈을 갖는 것이 금기라며 두려워하면서도 귀인이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했고, 귀인 덕분에 눈을 되찾은 후에는 둘만의 비밀이라며 혹시 마음이 바뀐다면 자신을 죽여 눈을 다시 수거해달라고 부탁해왔다. 또한 그녀는 귀인에게 사명대로 세상의 불을 밝히는 것 외에 다른 선택에 대해서도 말해주었다. 불이 아닌 어둠의 시대. 그녀가 눈으로 본래 보아선 안될 것이란 바로 불이 꺼져버린 암흑의 세계였다.

 

"재의 귀인, 혹여 그대가 태초의 불을 눈앞에 두고 그럼에도 불의 계승의 끝을, 불 꺼진 세계를 원하신다면... 저를 불러주세요. 저는 화방녀. 불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것 또한 저의 역할이랍니다. 그대에게 받은 눈동자가 그렇게 가르쳐줬으니까요."

 

 

명대사 "제 안의 어둠에 닿아주세요..." 미묘하게 에로하다

 

 

이후 귀인은 비로소 자신이 가진 4개의 장작을 모아 불의 계승의 준비를 시작했다. 왕의 장작들을 그들의 다섯 옥좌에 돌려놓은 재의 귀인은 화방녀를 통해 장작의 왕들이 힘을 받아 결국 불을 계승하는 왕의 힘을 손에 넣었다. 

 

계승의 의식이 끝나고, 화방녀는 이제 준비가 마무리되었으니 최초의 화로로 향하여 불의 계승을 잇거나, 또는 마무리 하라며 지금껏 보지 못한 곳, <태초의 화로>로 재의 전사를 보내주었다.

 

 

마침내 여정의 마지막 장소에 도달한 재의 귀인

 

 

재의 귀인은 그곳에서 사그라들던 불꽃을 수호하기 위해 장작의 왕들의 소울이 모여 만들어진 화신, 왕들의 화신과 조우한다. 왕들의 화신은 불의 시대를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 자신을 불살라온 장작의 왕들을 대변하여 재의 전사를 막아섰다.

 

 

다크소울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최후의 전투

 

 

왕들의 화신은 수많은 전투 방식을 보이며 재의 귀인을 몰아붙였다. 마지막에는 최초의 장작의 왕이자 불의 시대를 연 태양빛의 왕 그윈의 힘까지 이끌어냈다. 그러나 결국 재의 귀인에게 패배하고 무릎을 꿇는다.

 

불을 수호하는 마지막 수호자였던 왕들의 화신이 쓰러지자, 재의 전사 앞에 저물어가는 불의 시대 그 자체인 최초의 화톳불이 나타난다. 이제 세계의 운명은 재의 귀인의 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