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판테온은 수호자들의 노력에 만족하여 아제로스를 떠났다. 우주에 아직 세계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음을 알게 된 그들은 다시금 탐험의 열정에 차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별무리 종족인 관찰자 알갈론을 두어 만약의 경우 행성이 또다시 오염되면 시초의 용광로를 작동시켜 행성을 정화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노르간논의 원반을 두어 언젠가 판테온이 돌아온다면 그동안 아제로스에서 일어난 일의 기록을 볼 수 있게 했다. 이제 남은 것은 세계혼이 자연적으로 깨어나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정화의 사명을 맡은 별무리 관찰자 알갈론
그들이 떠나고 나서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아제로스에 가장 번성한 생명체는 원시용이었다. 그들은 다채로웠고 강력했다. 아제로스의 생태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점차 다른 생명체 위에 군림했다. 그중 가장 파괴적인 힘과 잔혹함을 보인 원시용은 단연 갈라크론드였다. 아제로스의 하늘을 가른 이 역사상 가장 거대한 원시용은 채울 수 없는 굶주림으로 칼림도어의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심지어 다른 원시 용마저 먹어치워 칼림도어의 하늘을 공포로 뒤덮었다.
고대 원시룡 갈라크론드. 소설 '위상들의 새벽'에 등장한다.
수호자 티르는 갈라크론드의 위협을 가장 먼저 감지했다. 칼림도어의 생태계가 파괴되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그는 위대하고 지적인 다섯 원시용에게서 답을 찾았다. 그들의 이름은 알렉스트라자, 넬타리온, 말리고스, 이세라, 노즈도르무였다. 이 다섯 원시용은 혈통도 달랐고 각자 고유한 능력도 달랐다. 하지만 티르가 도움을 요청하자, 그들은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었다.
티르의 인도에 따라 다섯 용은 칼림도어의 하늘에서 갈라크론드와 섞이고 부딪혔다. 그의 썩은 내 나는 이빨은 날카롭고 울퉁불퉁한 가죽은 단단했다. 하지만 다섯 용의 일사불란한 협력은 마침내 이 거대한 공동의 적을 쓰러뜨리는데 성공했다. 갈라크론드의 시체는 얼어붙은 툰드라에 추락했고, 이 협력의 쾌거는 칼림도어에 교훈이 되었다. 알렉스트라자와 다른 원시용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단결하고 협력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칼림도어를 지켜낸 다섯 용의 위상들
티르는 다른 수호자들에게도 협조를 구했다. 다섯 원시 용이 앞으로도 아제로스의 땅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마력을 부여해달라고 설득했다. 그의 노력으로 모여든 수호자들은 다섯 용에게 판테온의 축복을 내렸다.
생명을 보살피는 수호자 프레이야는 알렉스트라자에게 티탄 이오나의 권능을 부여했다. 이후부터 알렉스트라자는 생명이 넘치는 아제로스의 청지기가 되었다. 또한 가장 큰 용기와 연민을 인정받아 다른 동족들을 다스리는 용의 여왕이 되었다. 이세라는 아제로스와 에메랄드의 꿈에서 자라나는 야생 동식물들을 돌보는 임무를 맡았다. 그녀는 에테르 영역인 에메랄드의 꿈에 결속되어 끝없는 잠에 빠져들었고 이후 꿈의 여왕으로 알려졌다. 수호자 라는 노즈도르무에게 티탄 아만툴의 수많은 능력 중 시간을 다스리는 능력을 부여했다. 수호자 로켄은 말리고스에게 티탄 노르간논의 비전 마력을 부여해 마법의 지배자로 만들어주었다. 마지막으로 수호자 아카에다스는 넬타리온에게 티탄 카즈고로스의 힘을 부여해 대지의 수호자로 탄생시켰다. 다섯 용은 이른바 용의 위상으로써 아제로스의 수호를 맹세했다.
-25,000년
살게라스는 홀로 생각에 잠겼다. 공허의 군주가 이미 다른 세계혼들을 대부분 타락시켰을 것이라는 공포가 그를 휘감고 있었다. 그는 마침내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공허의 군주가 창조물을 손에 넣지 못하게 하려면 생명 자체가 사라져야 했다.
살게라스는 자신의 계획을 이루기 위해 우선 대규모 군대가 필요했다. 그가 알기로 그런 힘을 얻을 수 있는 곳은 하나였다. 추방의 차원 마르둠. 살게라스는 마르둠의 차원을 찢어 지옥의 문을 열었다. 그와 함께 응축되어있었던 황천 지옥의 에너지가 폭발했다. 그 끔찍함은 상상도 못 할 만큼 위력적이었다. 파괴적인 에너지가 살게라스의 핏줄을 타고 흘러들어 그의 영혼을 불태웠다. 두 눈은 불꽃의 덩어리가 되어 타올랐으며, 한때 고귀했던 육체는 갈라지고 불타올랐다. 더 이상 그에게서 고결했던 티탄 전사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타락하는 살게라스
살게라스는 끝없는 어둠 우주와 뒤틀린 황천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무시무시한 천체의 주둥이가 에메랄드 불꽃의 폭풍을 일으키며 현실의 결을 찢고 들어왔다. 그 균열에서, 온갖 악마들이 포효하며 쏟아져 들어왔다. 살게라스는 그들을 규합해 자신의 군대로 재정비했다. 악마들은 앞으로 그가 보장할 파괴의 앞날에 기뻐했다. 살게라스는 이들을 통해 공허의 군주의 계획을 반드시 저지하리라 마음먹었다. 모든 것을 불태울 성스러운 투쟁. 불타는 성전이 선포되었다.
불타는 성전의 시작.
불타는 군단은 첫 번째 행성을 덮쳤다. 아주 오래전에 판테온이 정돈한 적이 있는 행성이었다. 살게라스의 군단은 그곳에서 필멸의 문명들을 불태웠고 의식이 있는 수십 종의 생명체를 말살했다. 행성을 지켜야 했던 별무리도 어찌하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 별무리의 최후를 처음 인지한 이는 티탄 아그라마르였다. 아그라마르는 불타는 군단이 또 다른 행성을 불태우는 것을 목격했다. 그리고 그 악마들을 이끄는 자가 누구인지 곧 알게 되었다. 자신의 스승이자 가장 절친한 친구 살게라스였다.
살게라스의 파괴 행위를 처음 인지한 아그라마르
아그라마르는 눈을 의심했다. 살게라스는 그에게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고 파괴를 계속했다. 그저 자신을 막아서는 자가 있다면 누구든 불타는 군단의 불길에 사라질 것이라 경고할 뿐이었다. 아그라마르는 그에게 맞서보았지만 역부족이었고, 일단 돌아가 판테온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판테온의 모든 티탄은 충격받았다. 가장 위대하고 고결했던 티탄의 전사가 저토록 끔찍한 모습으로 타락했다는 것은 믿기 힘든 일이었다. 아만툴은 살게라스에게 아제로스의 존재를 알려주며 그 세계혼이 언젠가 깨어나면 공허의 군주를 물리칠 수 있을 것이라 설득해보았다. 하지만 살게라스는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 자신에게 일말의 고결함이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해 검을 내려놓고 다가왔던 아그라마르의 몸을 두 동강 내기까지 했다.
분노한 판테온은 살게라스와 불타는 군단에게 총공격을 감행했다. 그 격렬한 에너지에 별들은 죽어 갔고 우주에는 거대하게 늘어진 상처가 새겨졌다. 하지만 지옥에서 힘을 끌어올린 살게라스는 거대한 지옥 폭풍으로 판테온의 육체를 집어삼켰다. 수십만 년간 전투만을 해온 살게라스와 그의 군단에게 티탄들은 하나씩 쓰러져 갔다. 티탄 노르간논은 마지막 힘을 짜내어 판테온 티탄들의 영혼에 보호의 장막을 덧씌웠다. 그리고 끝없는 우주의 어둠 속으로 날려 보냈다. 직후 살게라스의 지옥 폭풍은 그들의 남은 육체를 소멸시켰다.
육체를 소멸당한 판테온
살게라스는 승리를 선언했다. 이제 판테온은 없었다. 그리고 이제 그는 아제로스라 불리는 강력한 세계혼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살게라스는 아제로스를 반드시 찾아내리라 마음먹었다.
6
불타는 군단은 비록 승리했지만 전투의 손실이 심각했다. 이번 전투로 군단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그들에겐 전략적인 지성을 가진 지휘관이 없었다. 살게라스가 알기로, 그가 그동안 우주에서 발견한 종족 중에서 가장 지성이 뛰어난 종족은 아르거스 행성에 거주하는 에레달 종족이었다.
에레달의 아르거스 행성
에레달 종족은 끊임없이 지식을 갈구하는 특성을 갖고 있었다. 그런 그들에게 처음 문명과 철학을 선물한 것은 나루 종족이었다. 에레달 종족은 나루가 선물한 '아타말 수정'을 통해 수도 없이 명상에 빠져들었으며, 이를 통해 지식과 지혜, 우주의 위대한 질문을 고민하는 철학을 갖췄다.
에레달은 세 명의 지도자가 이끌었다. 이들은 무력이나 공포 없이 효과적인 삼두 정치를 해왔다. 킬제덴은 세 지도자 중에서 가장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현명하고 빈틈없는 정책으로 에레달을 번영시켰다. 아키몬드는 강한 카리스마와 담대한 리더십으로 동족들을 규합했다. 벨렌은 종족의 정신적 지주로써 흔들림 없는 평화적 지혜를 보였다.
평화로운 지성 종족이었던 에레달
살게라스는 이들의 능력이 꼭 필요했다. 살게라스가 빛을 내뿜는 우아한 존재로 위장하고 교감을 시도하자, 그들은 반응을 보였다. 살게라스는 에레달이 원하는 지식과 지혜를 약속했다. 우주의 비밀, 창조의 근본적 결함, 그 최종적인 답을 알려주겠노라 약속했다. 그리고 에레달이 다스릴 수많은 행성을 보여주었다. 에레달이 지적 사고로 가득한 평화적 안식처로 변화시킬 원시 행성들이었다.
그 제안은 킬제덴과 아키몬드의 마음을 움직였다. 실로 탐나는 제안이었다. 살게라스는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대업에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하지만 벨렌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어딘가 수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신성한 나루가 선물한 아타말 수정을 통해 명상에 들었다. 그러자 미래의 계시가 보였고, 그 모습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평화적이고 지적이었던 에레달의 동족들이 끔찍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벨렌은 자신이 보았던 미래를 형제들에게 전하며 경고했다. 하지만 이미 달콤한 약속에 빠져든 킬제덴과 아키몬드는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절망한 벨렌이 낙담하고 있던 순간, 아타말 수정을 통해 그에게 계시를 전했던 나루 족 크우레가 다가왔다.
기이한 형상의 나루 족
크우레는 벨렌에게 가까운 동족을 이끌고 안전한 곳으로 떠나라고 전했다. 벨렌은 그의 말대로 신뢰할 수 있는 에레달 사람들을 모아 탈출을 시도했다. 살게라스가 직접 아르거스 행성에 도착한 그때, 벨렌과 그의 추종자들은 '제네달'이라 불리는 거대한 나루 차원 성채에 올라 고향 행성을 떠났다. 그날 이후 이 벨렌의 무리는 '추방당한 자'라는 의미를 지닌 드레나이로 불렸다.
에레달로부터 갈라져 나온 드레나이 종족
얼마 후 아르거스에 강림한 살게라스는 나머지 에레달을 완벽히 타락시켰다. 그의 부정한 의지는 아르거스 인들의 마음에 깃들어 이성적인 사고를 무너뜨렸고, 또한 지옥의 에너지를 주입해 흉측한 악마와 같은 모습으로 만들었다.
살게라스는 킬제덴의 타고난 치밀함과 지성을 불타는 군단에 맞게 개조했다. 이후 '기만자'라 알려진 킬제덴은 자신의 기지를 활용해 물리 우주에 있는 필멸의 문명들을 불타는 군단의 앞잡이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살게라스는 또한 주위 동료의 의욕을 고취하는 아키몬드의 재능이 불타는 군단을 강화하는 귀중한 도구로 쓰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키몬드는 그 이후 '파멸자'라고 알려졌고 그의 강력한 의지를 사용해 악마의 군대를 극단적인 폭력과 야만적인 행동으로 몰아넣었다.
에레달의 지휘 하에 불타는 군단의 병력은 뒤틀린 황천과 끝없는 어둠의 행성에서 새로운 악마 종족을 규합하며 점점 증가했다. 살게라스는 급증하는 병력에 기뻐하며 악마들을 대우주로 보냈고 창조를 끝장낼 불타는 성전을 재개했다. 불타는 군단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수많은 행성과 문명을 불태우며 존재의 흔적을 지워 나갔다.
7
육신을 떠난 판테온 티탄들의 영혼은 아제로스의 수호자들을 향해 날아갔다. 판테온은 아제로스에서 깃들 육체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랐다. 만약 그릇이 될 생명체를 찾지 못한다면 그들은 약해진 영혼이 곧 망각 속으로 사라지는 두려운 최후를 맞이해야 했다.
티탄의 영혼들은 힘이 크게 빠진 채 아제로스에 도착해 우선 자신의 손으로 창조했던 수호자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수호자들은 마음속에서 티탄의 힘이 이는 것을 느끼고 바로 압도되었다. 그러나 그 힘은 들어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빠르게 희미해졌다.
수호자들 대부분은 울두아르에 기거했다.
수호자들은 여전히 원래 성격을 유지했으며 그 이상한 현상에 당혹스러워했다. 그들은 창조자의 마지막 흔적이 자신들의 몸에 스며들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 했다. 다만 답을 주지 않는 판테온의 긴 침묵에 혼란과 불안을 느꼈을 뿐이었다.
울두아르에 갇혀 있던 고대 신 요그사론은 수호자들의 그 불안감을 놓치지 않았다. 그들이 잠시나마 마음의 나약함을 보이자, 우선 가까이서 울두아르의 관리를 맡고 있었던 수호자 로켄의 마음 속에 스며들어 그의 타락을 유도했다.
요그사론의 첫 타겟이 된 수호자 로켄
로켄의 타락은 그의 은밀한 사생활로부터 시작되었다. 로켄의 형이자 수호자 토림은 브리쿨 여성 시프를 아내로 맞이했었다. 그러나 로켄은 비밀스럽게 시프를 만나며 금지된 사랑을 하고 있었고, 이 감정에 들러붙은 요그사론의 사악함은 급기야 로켄이 시프에게 집착한 나머지 그녀를 살해하게 만들었다.
아내를 잃은 토림
요그사론은 시프의 환영으로 로켄에게 나타났다. 그리고 로켄의 이성을 점점 마비시켜 아무것도 모르는 토림을 울두아르에서 떠나게 만들었고, 그 틈을 타 요그사론은 울두아르 '의지의 용광로'에서 만들어지는 티탄의 피조물들에게 육체의 저주를 은밀히 퍼뜨렸다. 이 기이한 병은 감염자를 피와 살로 이루어진 필멸자로 바꾸어버리는 무서운 저주였다.
로켄은 그제서야 자신이 요그사론에게 놀아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것을 수습하기보다는 점점 자신의 죄악을 숨겨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혔다. 심지어 그것이 요그사론의 힘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로켄은 울두아르에 봉인된 요그사론의 힘을 쓸 수 있다면 남은 수호자들을 물리치고 모든 죄악의 증거를 지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요그사론이 퍼뜨린 '육체의 저주'
로켄은 먼저 수호자 오딘을 무력화하고자 했다. 그동안 오딘은 자신만의 영역과 강한 군대를 만들고자 하는 욕심에 사로잡혀 있었다. 자신의 수양딸 헬리아의 도움을 받아 울두아르의 한 구역을 떼어 공중으로 띄웠고, 그곳을 용맹의 전당이라 불렀다. 그리고 브리쿨들에게 전투에서 영광스러운 죽음으로 용맹을 증명한 자는 용맹의 전당에서 '발라자르'라는 위대한 존재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 선포했다.
용맹의 전당 중심에 서있는 오딘
하지만 이를 위해선 브리쿨의 영혼을 전당으로 데려오는 역할을 맡을 자들이 필요했다. 오딘은 헬리아를 강제로 '발키르'라는 유령과 같은 존재로 만들어 그 역할을 맡겼다. 헬리아는 자신을 원치 않는 모습으로 만들어버린 오딘을 증오했지만 따를 수밖에 없다.
강제로 발키르가 된 헬리아
로켄은 이 증오를 품은 헬리아에게 접근했다. 오딘이 건 복종의 사슬을 끊어주는 대가로 용맹의 전당을 봉인해달라고 요구하자 그녀는 흔쾌히 수락했다. 약속대로 자유의지를 되찾은 그녀는 오딘과 발라자르들을 전당과 함께 봉인한 후 그 자신은 헬하임이라는 안식처를 만들어 은거했다. 이후 죽은 브리쿨들의 영혼은 헬하임의 저주를 받아 '크발디르'가 되었다.
헬하임과 저주받은 크발디르
토림은 떠나고 오딘은 봉인되었다. 로켄의 다음 목표는 수호자 미미론이었다. 그동안 수상한 징후를 발견하고 조사 중이었던 미미론은 로켄에 의해 불의의 사고로 가장되어 처리당했다. 미미론의 충성스러운 기계 노움들이 미미론의 영혼을 거대한 기계 몸에 서둘러 주입했지만 영혼에도 상처를 입은 미미론은 스스로를 울두아르의 거대한 작업장에 가둔 채 태엽장치 발명 따위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점차 요그사론의 힘을 더 많이 받아들여 세를 불린 로켄은 이어서 수호자 프레이야와 호디르의 군대를 상대로도 승리했다. 두 수호자는 울두아르 내부에 감금되었다.
로켄에게 패배한 수호자들
남은 수호자 중 세 명, 티르와 아카에다스, 아이로나야는 근처 폭풍우 봉우리로 몸을 피했다. 울두아르를 완전히 장악한 로켄은 의지의 용광로를 망가뜨리고 성채를 봉인했다. 그리고 저 멀리 남쪽 끝에 있는 대수호자 라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라는 그동안 판테온이 죽었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었다. 좌절한 그는 자신의 몸에 남아 있는 티탄 아만툴의 힘을 추출해 영원꽃 골짜기 지역 산속에 조심스럽게 보관해 두었다. 그는 위대한 창조자가 남긴 작은 흔적이 그곳에서 보존되기를 바랐다. 그리고 북쪽에서 일어난 동료들의 사건에 관심을 끊은 채 조용히 은거했다.
남은 수호자들
수호자 티르는 절치부심했다. 그는 과거 갈라크론드를 쓰러뜨렸던 다섯 용의 위상들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그동안 로켄은 자신이 창조한 화염거인과 용암 골렘, 호전적인 브리쿨 부족 '윈터스코른', 그리고 마법 올가미를 통해 원시 용군단까지 노예로 삼아 세력을 불리고 있었다. 용들까지 건드린 것에 분노한 용의 위상들은 그들에게 주저 없이 마력을 쏟아부었고, 마침 점차 육체의 저주 증세가 나타나고 있었던 브리쿨들은 위상들의 위압적인 공격에 패퇴할 수밖에 없었다.
이른바 윈터스코른 전쟁에서 승리한 티르는 로켄이 있는 울두아르 성채에 눈을 돌렸다. 그가 다음으로 생각한 든든한 우군은 관찰자 알갈론이었다. 그에게 로켄의 악행을 알리면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로켄을 없앨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것을 위해선 먼저 아제로스의 역사가 기록되는 '노르간논의 원반'을 얻어야 했다. 울두아르 성채에 몰래 잠입한 티르는 계획대로 원반을 훔쳐 달아났다.
로켄은 공포에 사로잡혔다. 티르 무리가 알갈론에게 원반을 보여준다면 자신은 끝장이었다. 절박한 심정이 된 로켄은 기어코 고대 신의 수하였던 '크트락시(느라키의 장군들)'에게까지 손을 빌렸다. 크트락시 자카즈와 키틱스는 검은 제국에서 활약했던 잔혹한 괴물들이었다. 두 괴물은 로켄의 마음속에서 요그사론의 흔적을 읽고 기꺼이 그의 명령에 따라 티르 무리를 추적했다.
자카즈와 키틱스
티르 일행은 동쪽의 어느 숲에 도착했다. 크트락시가 그들을 추적해오자, 티르는 시간을 벌기 위해 홀로 그들과 싸웠다. 비전 에너지와 암흑 에너지가 소용돌이치며 숲을 갈랐다. 결국 티르는 남은 모든 힘을 방출해 생명력을 대가로 눈부신 비전 에너지의 폭발을 일으켰다. 그 충격은 아제로스의 지축을 흔들 정도였다.
티르는 죽었다. 자카즈 역시 그 자리에서 함께 사망했고, 키틱스만이 간신히 목숨만 부지한 채 살아남아 저 멀리 서쪽으로 도망쳤다. 수호자 아카에다스와 아이로나야는 구덩이 주위의 숲을 티르가 쓰러졌다는 뜻을 담아 '티르의 몰락지'라고 부르며 그의 명예를 기렸고, 그 이름은 브리쿨의 언어로 티리스팔이 되었다.
티리스팔의 기원이 된 수호자 티르
티르와 함께 망명하던 브리쿨들은 티리스팔에 남았다. 수호자 아카에다스와 아이로나야는 토석인과 기계 노움들을 데리고 동쪽 끝 울다만으로 향하여 그곳에 노르간논의 원반을 숨겼다. 하지만 이들 티탄의 피조물들은 점차 육체의 저주 징후가 심각해지고 있었다. 급기야 토석인들은 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 후일을 기약하며 울다만에서 스스로 동면에 들어갔다.
아제로스 동쪽에 자리 잡은 브리쿨, 토석인, 기계노움
로켄은 노심초사했다. 비록 티르는 죽었지만, 노르간논의 원반은 여전히 위협적이었다. 봉인된 울다만을 쳐들어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고민 끝에 로켄은 가짜 원반을 직접 만들어 울두아르에 가져다 놓기로 했다. 그리고 알갈론을 직접 불러낼 수 있는 교신 장치를 모두 파괴했다. 이제 알갈론을 불러내는 방법은 울두아르의 제1관리자인 자신이 죽는 것뿐이었다. 혹시나 아카에다스와 아이로나야가 자신에게 해를 가한다면, 알갈론은 로켄이 만들어놓은 가짜 원반(로켄의 과오를 지우고 역사를 왜곡시킨 원반)을 보고 아제로스의 모든 생명체를 말살할 것이다. 그 정도면 로켄에게도 만족할 만한 복수였다.
언젠가 아제로스의 운명을 결정 지을 노르간논의 원반
브리쿨 부족은 그동안 여러 차례 갈라져 왔다. 그들 중 일부인 윈터스코른 부족은 용의 위상에 의해 대다수 멸족되었고, 일부 브리쿨의 영혼은 저 구름 위 용맹의 전당에 봉인되었다. 또 일부는 티리스팔 숲에 남았다.
브리쿨의 왕 이미론이 통치하는 용약탈 부족은 아직 아제로스 북부에 남아 있었다. 그들은 원시 용을 사냥의 동반자로 삼아 사나운 곰 종족들을 몰아내고 북부에 확실히 정착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육체의 저주 탓에 용약탈 부족의 여인들은 작고 기형적인 아이들을 낳기 시작했다. 이미론 왕은 급기야 그 아이들을 죽여서 부족을 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그러한 잔혹한 명령을 따르지 못한 몇몇 부족원들은 갓난 아이들을 티리스팔에 있는 브리쿨들에게 몰래 맡기고 떠났다.
이미론 왕이 이끄는 브리쿨, 용약탈 부족
수 세대 동안 육체의 저주에 걸린 아이들과 그들의 아이들은 계속 퇴화를 거듭해 인간이라 불리는 필멸의 존재가 되었다. 기계 노움은 노움으로, 토석인은 드워프로. 그 외에도 톨비르, 모구, 거인 등 다른 티탄의 피조물들도 비슷한 운명을 맞이했다. 아주 극소수만이 그 고통을 물리칠 수 있었다. 요그사론은 흡족한 마음으로 탈출에 집중했다. 이제 고작 수천 년만 기다리면 되었다.
피와 살을 가진 연약한 종족이 되어버린 티탄의 피조물들
한편, 초목이 우거진 칼림도어의 중심부. 비전 에너지가 흘러넘치는 영원의 샘 근처에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있었다. 그들은 스스로를 트롤이라 불렀다.
-16,000년
수많은 세대가 지나고 생명이 만개한 칼림도어에 가장 먼저 활발한 활동을 보인 건 트롤들이었다. 아제로스의 숲과 밀림에서 번성한 그들은 놀라운 신체 회복 능력과 민첩성을 자랑했다. 또한 이들은 야생 신들을 '로아'라 부르며 숭배했다.
그들 중 가장 먼저 집단성을 보인 건 가장 호전적이고 강력한 잔달라 부족이었다. 이들은 영원의 샘 남쪽 산맥 고원에 사원을 짓고 그곳을 줄다자르라 이름 지었다.
최초의 트롤, 잔달라 부족
잔달라 부족의 결집 이후에도 트롤은 구루바시 부족, 아마니 부족, 드라카리 부족 등 여러 부족이 따로 두각을 보이며 칼림도어의 무성한 숲 지대를 장악했다.
어느 날 일군의 트롤 무리가 로아에 의해 접근이 금지된 지역에서 돌무덤 하나를 파헤쳤다. 그것은 과거 수호자 티르와 싸우고 도망쳤던 크트락시 괴물 키틱스가 잠들어있던 곳이었다.
깨어난 키틱스는 검은 제국의 몰락 이후 지하 땅굴에 들어가 숨어있던 아퀴르 종족을 불러냈다. 키틱스는 경멸스러운 트롤 문명을 쓸어버리고 위대한 고대 신의 이름으로 다시 한번 아제로스의 패권을 되찾고자 했다.
다시 깨어난 사악한 고대 신의 종복들
아퀴르 종족 중 일부는 고대 신 요그사론이 봉인되어있는 대륙 북쪽에 나타나 지하 왕국 아졸네룹을 건설했다. 그들은 요그사론의 영향을 받아 거미족 네루비안으로 변형되었다.
또 한 일부는 대륙 남서부에 있는 고대 신 크툰의 영향을 받아 퀴라지라 불리는 종으로 진화되었다. 퀴라지들은 아누비사스들을 타락시키고 크툰의 봉인처 안퀴라즈에 둥지를 틀었다.
대륙 남쪽으로 간 아퀴르들도 있었다. 이들은 고대 신 이샤라즈의 정수를 받아들여 사마귀라는 종으로 변형되었다. 사마귀들은 영원꽃 골짜기 근처에 거대한 군락 만티베스를 세우고 이샤라즈의 금고를 감시하는 모구 종족들과 끊임없이 분쟁을 벌였다.
뿔뿔이 흩어진 아퀴르의 후예들
트롤들은 점차 세를 불리는 그들을 가만두고 보지 않았다. 잔달라 부족은 트롤 연합 '줄 제국'을 선포하고 야생 신 로아들과 함께 선봉에 서서 키틱스를 비롯한 적의 핵심 세력을 격파했다.
아마니 부족은 북동쪽으로 도망친 키틱스와 아퀴르 잔당들을 추적해 완전히 끝장냈다. 그리고 다시는 땅굴에서 기어나오지 못하도록 그 영토 위에 거대한 줄아만 제국을 세웠다. 이후 이들은 환경에 적응하여 숲 트롤이라 불렸다.
구루바시 부족은 남서쪽 안퀴라즈에 있는 퀴라지들을 공격했다. 하지만 이들은 퀴라지와의 전쟁에서 완전히 승리하지 못하고 흩어져 줄파락과 줄구룹이라는 터전을 세웠다. 이들은 훗날 각각 정글 트롤과 모래 트롤이라 불렸다.
강성하는 트롤들의 문명 도시
드라카리 부족은 대륙 북부의 네루비안들을 쫓았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줄드락이라는 군락을 세워 네루비안들을 견제했다. 드라카리 부족은 얼음 트롤로 변화되었다.
세력은 소소하지만 어둠이빨 부족이라는 트롤들도 있었다. 이들은 다른 트롤 분파와 달리 도시를 세우지는 않고 하이잘 산 근처에 조용히 자리 잡아 달빛을 좋아하는 야행성 어둠 트롤로 진화되었다.
아제로스 종족 분포도
아퀴르 세력이 분열되고 그 위에 트롤 문명이 자리 잡자 전쟁은 소강 상태가 되었다. 그러나 이번엔 칼림도어 남쪽에서 새로운 갈등이 시작되고 있었다.
-15,000년 ~ -12,000년
그동안 모구가 거주하는 영원꽃 골짜기에선 새로운 종족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짓궂은 원숭이 종족 호젠, 물고기를 닮은 종족 진위, 유목 생활을 해온 야생 소 종족 야운골, 작은 몸집의 그루멀, 야만적인 파충류족 사우록, 그리고 무엇보다 두각을 보인 건 뛰어난 지성과 지혜를 갖춘 판다렌 종족이었다.
영원꽃 골짜기에 나타난 새로운 생명들
영원꽃 골짜기의 생명들을 인도한 건 네 명의 야생 신이었다. 옥룡 위론, 백호 쉬엔, 주학 츠지, 흑우 니우짜오. 판다렌들은 이들 반신들을 자애로운 신으로 여기며 '위대한 천신회'라 칭했다.
영원꽃 골짜기의 야생 신 천신회
이들이 번성하는 가운데, 모구 종족은 점차 가속화되는 육체의 저주와 사마귀 종족의 습격에 시달리고 있었다. 사마귀 종족은 알을 낳고 침공하는 식으로 100년 주기마다 한 번씩 모구들을 힘들게 했다.
모구 족의 젊은 전사 레이 션은 대륙을 떠돌며 배신과 분열로 몰락해가는 모구들에 대해 깊게 사색했다. 답을 갈구하던 그는 이윽고 과거 모구들을 영원꽃 골짜기에 정착시켰던 대수호자 라덴('라'를 모구들은 라덴이라 부른다.)을 찾아갔다.
티탄의 죽음을 느낀 이후 골짜기 지하 석굴에 은거하고 있었던 라덴은 레이 션을 아만툴의 힘을 보관한 장소로 데려가 '창조주의 죽음'이라는 진실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레이 션은 라덴과 달리 오히려 분통을 터뜨렸다. 그동안 라덴이 어떤 위대한 목표를 갖고 모구들을 시험에 들게 한 게 아니라 그저 무기력한 좌절에 빠져 은거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그를 화나게 한 것이다. 레이 션은 돌연 라덴을 공격해 무력화한 다음 천둥산에 가두었다.
레이 션에 의해 감금된 수호자 '라'
레이 션은 라덴의 힘, 그리고 위대한 아만툴의 힘까지 차지했다. 그의 영혼에 상상할 수 없는 힘이 밀려들었다. 그는 즉시 모구 부족으로 돌아와 자신을 '천둥왕'이라 칭하고 갈라져 있던 모구 종족을 하나로 평정했다.
레이 션은 일부 모구들의 육체의 저주를 되돌리기까지 했다. 또한 거대한 성벽 '용의 척추'를 쌓아 지긋지긋한 사마귀 종족의 위협으로부터도 어느정도 해방시켜주었다. 모구들은 처음엔 그를 두려워했으나 곧 환호했고, 레이 션의 통치 아래 번영을 갈구했다. 그것은 모구에게 새롭고 영광스러운 제국의 탄생을 의미했다. 하지만 다른 종족에게는 폭정의 시대가 시작됨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폭정의 시대를 여는 천둥왕 레이 션
레이 션은 영원꽃 골짜기 주위에서 노예 정복 전쟁을 시작했다. 진위 종족은 그에 맞서 용감히 싸웠으나 결국 무너졌다. 호젠 종족은 스스로 모구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판다렌 종족은 야생 신 쉬엔의 힘을 빌려 맞서보았으나 티탄의 힘을 훔친 레이 션을 당할 수는 없었다. 결국 천둥왕의 이름 아래 영원꽃 골짜기의 모두가 언어를 비롯한 문명을 철저히 파괴당하고 노예 신세로 전락했다.
반신 쉬엔도 당하지 못한 천둥왕의 힘
모구 제국은 곧 다른 문명의 주의를 끌었다. 특히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던 잔달라 트롤들은 모구들에게 동맹을 제안하며 아제로스 정복자로서의 연대를 주장했다. 그들은 모구에게 아제로스 전반의 환경적인 지식을 제공해줄 수 있었다.
야욕에 차있던 천둥왕은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두 연합은 먼저 영원꽃 골짜기 서쪽에 위치한 울둠에 시선을 돌렸다. 그들은 울둠에 있는 시초의 용광로와 톨비르들을 수중에 넣는다면 아주 강력한 전력이 되리라 판단했다.
잔달라 트롤과 모구의 야욕에 찬 동맹
하지만 톨비르들은 호락호락 당하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천둥왕이 대수호자 라를 배신했다는 사실에 분개했다. 비록 그들은 전력 상으로 모구와 잔달라 연합을 상대할 수 없었지만, 그들에겐 시초의 용광로가 있었다. 톨비르들은 용광로 출력을 조정하여 아제로스 전체가 아닌 주변 지역에만 영향이 가도록 수정했다. 그리고 천둥왕 연합이 가까이 왔을 때, 용광로를 가동시켰다.
그날, 울둠 주위에 있었던 거의 모든 생명체가 즉사했다. 울둠 주변 지역은 갈라지고 찌그러져 메마른 사막만이 남았다. 수천 년 동안 수많은 동식물이 뛰놀았던 그 광대한 밀림은 더 이상 없었다.
울둠 내부에 머물렀던 톨비르는 살아남았다. 일군의 모구 무리는 천둥왕의 시체를 모구 제국으로 가져와 무덤에 안치했다. 이 일로 모구와 잔달라 두 제국은 모두 한동안 회복하기 힘든 커다란 치명타를 입었다.
황폐화되어버린 울둠 지역
천둥왕의 죽음으로 결속이 약해진 모구 제국은 그럼에도 타 종족의 핍박을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만에 하나 일어날 반란을 방지하고자 판다렌의 무기 소지를 금지하고 계속 노예로 부렸다.
어느 날부터인가 위대한 판다렌 캉은 무기 대신 자신의 몸을 무기로 사용하는 법을 익혔다. 그리고 그것을 춤을 추는 것이라 위장했다. 이 기이한 전투 방법은 모구 제국의 억압받는 노예들 사이에 급속히 퍼져 나갔다. 수많은 노예들이 캉의 가르침을 받아들였고 헌신적으로 새로운 무술을 익혔다.
맨 몸으로 전투하는 법을 익힌 판다렌 노예들
모구들이 판다렌의 심상찮은 움직임을 감지했을 때, 이미 혁명은 시작되었다. 판다렌들은 천신회를 비롯해 진위, 호젠, 그루멀, 야운골 등등 함께 반란을 일으킬 세력을 규합했고, 노예들에게 의지하느라 많이 약해졌던 모구들은 결국 그들의 혁명을 저지하지 못 했다.
그렇게 모구 제국은 몰락했다. 이어서 잔달라 트롤까지 침공해 왔지만 지앙이라는 판다렌이 운룡을 길들여 싸우는 방법까지 동족들에게 알려주면서 전쟁은 혁명군의 완전한 승리로 끝났다.
무술과 운룡을 이용해 승리한 판다렌
판다렌들은 모구 종족에게 복수하기보다는 위대한 캉의 가르침대로 평화를 택했다. 영원꽃 골짜기 일대에는 평화와 번영의 시기가 열렸고, 판다렌은 그 지역을 고향으로 여기는 다른 종족들과 함께 번성했다. 이른바 판다리아 제국은 그렇게 한동안 평화로웠다.
더욱 다양해지는 종족 분포
한편, 하이잘 산 근처에서 조용히 살아가던 어둠 트롤들에게 작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칼림도어 대륙 역사상 가장 거대한 변혁의 시발점이었다.